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 3개국(스페인·덴마크·포르투갈)을 방문한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현지 주요 에너지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6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2일(현지 시간)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업체인 덴마크 베스타스의 헨리크 안데르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해상풍력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베스타스는 앞서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당시 한국 내 3억 달러 규모의 풍력터빈 생산 공장 투자와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의 한국 이전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이날 면담에서 한국을 허브로 삼아 양 사가 함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하고 해상풍력뿐 아니라 수전해 기술(물 전기분해)을 이용한 그린수소 개발·판매 등에서 협력을 제안했다. 안데르센 CEO는 “급성장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업 허브로서 한국이 최적 국가”라며 “SK와 해상풍력 분야의 협력을 진전시키는 한편 향후 그린수소 개발 및 친환경 전기 기반의 전기차 충전 시설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도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의 야코브 포울센 CEO와 만나 해상풍력·에너지저장시스템(ESS)·수소·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전반에 걸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CIP 측에 해상풍력을 통한 안정적 수소 생산과 수출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협의를 제안했다. CIP 측은 현재 추진 중인 전남 신안 해상풍력 단지 공동 개발뿐 아니라 부유식 해상풍력, 그린수소 등의 분야에서 공동 투자와 개발에 관심을 보였다.
CIP는 덴마크 정부와 함께 북해 지역에서 추진 중인 복합 신재생에너지 시설 ‘인공섬’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SK 및 한국과의 공조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SK그룹은 전했다. SK 관계자는 “한국과 덴마크 정부 간 구축된 ‘녹색성장동맹’의 기반 위에 기업 차원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해상풍력·수소·ESS·배터리 등 그린 밸류체인 전반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양국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3일에는 포르투갈 에너지 종합 기업 갈프의 필리페 시우바 CEO와 만나 해상풍력, 리튬 정제, 바이오 연료 개발, 전기차 충전 시설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협의했다. 최근 탈탄소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갈프는 이베리아반도와 브라질·모잠비크·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 공급망 전반에 걸쳐 핵심 사업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 회장과 시우바 CEO는 SK그룹과 갈프의 사업 전환 전략이 유사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신재생에너지와 순환경제 전반에 걸쳐 협력 기회를 발굴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SK 관계자는 “한국과 포르투갈의 최대 에너지 기업 간 최고위급 면담이 이뤄져 양국의 에너지 전환과 녹색 성장 비전을 민간 차원에서 선도하며 경제 협력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parkmj@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