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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백미…'지젤의 사랑'이 온다

'지젤' 초연 파리오페라발레 30년만에 내한

"프랑스 발레 정수 느낄 것"

LG아트센터서 오늘부터 막 올라

무용수 70명 포함 120명 총출동

무대장식·장치 등 파리 무대 구현

파리오페라발레단 '지젤' 내한 공연에서 미르타로 춤추는 록산느 스토야노프.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




“무대장식, 분장, 무용수의 물리치료사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한 것과) 같은 상태에서 공연하고자 했습니다. 고전 발레의 정수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현재 무용수의 다양한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해주는 프랑스 발레의 전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젤’의 원조인 파리오페라발레단이 30년 만에 방한해 지젤을 선보인다. 원조의 주인공이 직접 와서 원조 공연을 펼치는 셈이다. 올해 국내에서 유니버설발레단, 국립발레단 등의 지젤 공연이 잇따라 예정된 가운데 파리오페라발레단은 프랑스 발레의 정수를 보여주겠다고 예고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호세 마르티네즈 예술감독은 7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지젤 기자간담회에서 “지젤은 프랑스 발레의 경향을 잘 드러내는 공연”이라며 “발레가 가진 기술적 요소와 다양한 기술 변형을 통한 감성 표현 등을 잘 보여주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젤은 장 코랄리와 쥘 페로가 안무하고 아돌프 아당이 음악을 쓴 작품으로 낭만주의 시대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은 1841년 최초로 프랑스 파리에서 지젤을 공연한 원조 발레단이다. 한국에는 1993년 방한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지젤을 공연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호세 마르티네즈(왼쪽부터) 예술감독, 기욤 디옵, 도로테 질베르, 강호현이 7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지젤' 기자간담회에서 30년 만에 내한 공연하게 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




간담회 내내 원조로서 자부심, 지젤을 공연하는 다른 발레단과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무용수 70명을 포함해 120명이 한국을 찾았다. 무대장식, 무대장치 등 세세한 부분까지 프랑스 파리와 똑같이 한국에서 구현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서울에 앞서 진행한) 대전 공연에서 관객들이 섬세한 디테일, 정성, 완성도에 크게 감동받은 걸로 알고 있다”며 “서울에서도 마찬가지 성공이 가능할 걸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공연은 원작에 기초해 파트리스 바르와 외젠 폴리아코프가 1991년 재안무한 버전이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다른 발레단에서 지젤을 출 때 자유로운 재해석이 많은 걸로 안다”며 “추가되거나 변화가 있긴 하나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 초연할 때나 지금이나 상당히 유사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지젤은 낭만발레의 대명사이지만 드라마틱한 전개로 잘 알려졌다. 공연은 아름다운 시골 처녀 지젤이 마을 사람으로 변장한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죽음을 선택하는 이야기다. 지젤은 유령 ‘윌리’가 돼 죽어서도 알브레히트를 지킨다. 이 때문에 지젤 역은 사랑에 빠진 기쁨부터 배신을 겪은 분노, 실연으로 인한 광기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여기에 고난도 기술까지 구사해야 해 까다로운 역할로 손꼽힌다.

이번 공연에서 지젤 역을 맡은 무용수 도로테 질베르는 “점프하고 착지하는 식의 다리 움직임, 스텝 등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며 “무용수마다 자신의 지젤이 있을 정도로 다르고 저 자신 또한 10년 전 추던 지젤과 오늘 추는 지젤이 다르다. 오늘날에도 이 공연을 또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속인 남자를 죽어서도 사랑으로 지켜주는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는 언뜻 현대사회에서 공감받기 어려워 보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질베르 무용수는 “여성이 남성을 사랑하는데 (여성이)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어서 배신당하고 슬픔이 광기가 되고 그 광기 때문에 죽음 당하는 부분은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이야기”라며 “2막에 다양한 일들이 펼쳐져 감정을 몰입하는데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알베르히트 역을 맡은 기욤 디옵 무용수 역시 “사랑해서 배신하는 일은 오늘날도 많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조 발레단이 보여주는 지젤은 오는 8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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