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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밍함은 잊어라" 국산 맥주의 반격

■여름 성수기 프리미엄으로 설욕전 예고

'홈술'에 가정시장 70%로 커졌는데

수입맥주에 치이고 수제맥주에 쫓겨

편의점 점유율 40%대 수성도 위기

하이트진로 4년만에 '올 몰트' 신제품

오비맥주도 '한맥' 내세워 본격 공략





국내 맥주 3사가 프리미엄을 내세워 올여름 성수기 설욕전에 나선다. 수입 맥주에 ‘치이고’ 수제 맥주에 ‘쫓기는’ 불명예가 계속되자 품질을 강화한 새 제품으로 판 커진 가정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21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해 카스·테라 등 국산 라거 맥주의 매출 점유율은 42.2%로 2020년(45.9%) 대비 3.7% 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 맥주 점유율은 47.9%에서 41.4%로 줄었다. 국산 라거와 수입 맥주 수요를 흡수한 건 수제 맥주다. 수제 맥주의 매출 점유율은 2018년까지 만해도 1% 미만이었으나 2020년 6.2%로 늘어난 뒤 지난해 16.4%까지 뛰었다. 코로나 19로 홈술 족이 늘면서 다양한 맥주를 마시기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데다, 맥주의 주세 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며 수제 맥주도 ‘4캔 1만 원’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맥주 신(新) 격전지로 떠오른 ‘가정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 게 국산 라거 맥주에는 뼈 아픈 실책이다. 맥주 업계에 따르면 기존 5대 5였던 가정 시장과 유흥 시장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7대 3까지 벌어졌다. 본격적인 엔데믹에 유흥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술을 권하지 않는 문화가 확산하며 가정 시장 역시 규모를 키우고 있다. 국산 라거 맥주가 ‘안방’을 내주게 된 건 편의점이 경쟁적으로 수입 맥주 행사에 돌입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마트에서는 수입 맥주가 ‘8캔 1만 원’에 팔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큰 숙제다.



이에 하이트진로(000080)는 다음 달 맥주 신제품을 출시하고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하이트진로가 맥주 신제품을 선보이는 건 2019년 ‘테라’ 이후 약 4년 만이다. 맥아를 100% 사용한 올 몰트(All malt) 로 전해졌다. 일명 ‘물 타지 않은’ 맥주로 프리미엄 가정 시장을 노리는 전략으로 읽힌다. 하이트진로는 조만간 예정된 임직원 단합대회에서 맥주 제품명과 판매 전략 등을 공개하고 다음 달 12일부터 편의점을 중심으로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비맥주는 올여름 ‘한맥’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한맥은 오비맥주가 2021년 출시한 맥주로 국산 쌀을 함유해 풍미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맥주 시장에서 ‘카스’는 점유율 37.3%로 1위를 차지했으나 한맥은 10위 권 밖을 기록해 오비맥주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클라우드’의 리뉴얼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 고객층을 20대까지 낮추기 위해 패키지나 원료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와인과 위스키 등 다양한 주종을 원하는 술 문화에 수입 맥주 시장이 주춤한 것도 국산 라거 맥주에는 호재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8년 39만 여 톤으로 정점을 찍었던 맥주 수입량은 지난해 23만 여 톤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는 전년 대비 12% 줄어든 규모다.

다만 가격이 변수다. 하이네켄과 버드와이저 등 수입 맥주는 이달부터 제품 가격을 8~9% 인상할 예정이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고물가를 고려해 맥주 가격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다음 달부터 주세가 올라 원가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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