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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구원 등판 실패한 GV70…현대차, 리스 확대·고소득 타깃으로 위기 돌파 [biz-플러스]

IRA 북미생산 요건 맞춘 GV70 전기차

배터리 세부조건 발목 잡혀 보조금 제외

美 경쟁 완성차 업체도 보조금 줄어

리스확대·고스득층 타깃 정면돌파

SK온과 배터리 세부요건 충족 노력

현대차의 GV70 전동화 모델. 사진제공=현대차




미국에서 생산되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V70 전기차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현대차(005380)가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차는 IRA 보조금 수령의 대전제인 ‘북미 생산’ 요건을 맞추기 위해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일부 라인을 전기차용으로 전환해 2월부터 GV70을 생산해오고 있다. 하지만 GV70에 탑재된 SK온의 배터리가 IRA 배터리 세부지침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18일부터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 전액을 받지 못하게 됐다.

현대차는 GV70의 리스·렌탈 판매 비중을 높이고, SK온 측과 협의해 배터리 광물 규정을 빠른 시일 내에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 GV70, IRA 구원등판 실패…배터리에 발목 잡혀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를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오는 2025년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신공장(HMGMA)이 완공되면 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지만 당장 IRA 법에 대응할 수 있는 차량이 필요하다. 현대차는 비어 있는 2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네니스 GV70 전기차의 현지 혼류 생산을 결정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 라인 일부를 전동화 설비로 전환해 2월부터 GV70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GV70은 한 때 연비 기준 상 승용차(크로스오버)로 분류돼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될 뻔 했지만, 최종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인정되면서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북미 생산을 시작한 후 현대차의 구원 투수로 떠올랐던 GV70이 다시 난관에 봉착한 건 배터리 때문이다. GV70은 북미생산 요건을 갖췄지만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가 IRA의 세부지침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다. IRA 배터리 세부지침은 북미에서 최종생산한 전기차에 대해서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을 북미에서 생산하고, 배터리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나라에서 추출·가공해야 한다. 각각의 조건을 만족해야만 3750달러씩, 총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GV70은 SK온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문제는 SK온의 배터리가 중국에서 배터리 셀을 만든다는 점이다. 배터리 셀을 울산으로 가져와 현대모비스에서 모듈과 팩 작업을 한 뒤 다시 미국 앨라배마 공장으로 보내 GV70에 탑재하는데 이 과정에서 ‘배터리 부품 50% 북미 생산’ 조건을 맞추지 못한 것을 알려졌다. 아울러 협력사로부터 조달하는 배터리 광물도 ‘미국 또는 FTA 체결국에서 40% 이상 추출·가공’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GV70을 미국에서 생산하고도 18일부터 IRA 세부지침이 시행되면 배터리 세부 요건을 맞추지 못해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대차와 SK온은 이같은 상황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지난 5일 정부 발표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자단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GV70(전동화 모델)을 포함한 일부 모델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가이던스(세부 지침)에 따를 경우 현재로서는 세액공제 수혜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IRA상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행 중 다행? 포드·테슬라·스텔란티스도 보조금 줄어


포드의 머스탱 마흐-E는 18일부터 보조금이 기존의 절반인 3750달러로 줄어든다. 사진제공=포드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달 말 IRA 세부지침 공개 이후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도 줄어든다는 점이다.

미국의 빅3 완성차 업체 중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IRA 세부지침이 18일부터 시행되면 한 대당 7500달러의 정부 보조금을 받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대부분이 절반인 3750달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지난해 8월 IRA 시행 이후 지금까지 6개 차종이 보조금 전액을 받아왔다. 하지만 18일부터는 F-150 라이트닝 트럭과 링컨 에비에이터 그랜드 투어링을 제외한 나머지 4종(포드 머스탱 마흐-E, 포드-E 트랜짓, 포드 이스케이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링컨 코세어 그랜드 투어링)은 보조금이 기존의 절반인 3750달러로 줄어든다. 스텔란티스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 지프 랭글러 등에 대한 보조금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전기차 선두 업체 테슬라는 지난주에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자사 모델 3에 대한 보조금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플랜B는… ① 리스 확대 ② 美 고소득자 판촉강화 ③SK온과 협업강화


SK온 조지아주 1, 2공장의 전경. 사진제공=SK온


GV70의 보조금 제외로 현대차가 대응할 수 있는 카드는 그다지 많지 않다. 2025년 완공 예정인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의 준공 시기를 최대한 당기는 방법이 거론되지만 빨라야 2024년 말 정도다. 게다가 공장 주변에 짓기로 배터리 합작 공장의 준공 시기도 고려해야 한다. 현대차만 서둘러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나마 쓸 수 있는 카드가 리스·렌탈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다. 이는 IRA의 ‘북미 생산’ 요건을 2024년 말까지 충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현대차가 ‘플랜 B’로 내세운 방법이기도 하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말 IRA 백서를 내놓으면서 ‘상업용으로 리스·렌트하는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는 북미 조립 및 배터리 요건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GV70의 리스·렌탈 판매 비중을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미국의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강화 전략도 펴 나갈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고소득자에겐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신규 구매의 경우 △미혼은 연봉 15만달러 △공동명의 구매자는 연소득 30만달러 △부양 가족이 있는 세대주는 연 소득 22만5000달러가 상한선이다. 연 소득이 우리나라 돈으로 1억~3억 이상인 고소득자는 전기차 보조금과 관계 없는 소비자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판촉 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K온과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배터리 요건을 충족시키는 방안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 2개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 대부분은 폭스바겐과 포드에 공급된다.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에서 SK온이 GV70배터리를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서 양사가 오랜 기간 협력해온 점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이 단기간에 배터리 부품과 광물 요건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양사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신공장 준공에 맞춰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하는 등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IRA 세부지침 시행 이후라도 세액 공제 요건을 충족시키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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