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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너무 빠른 나랏빚 증가 속도…포퓰리즘 경쟁할 때 아니다


한국의 국가 채무 증가 시계가 더 빨라졌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공개한 ‘재정 점검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 정부 채무(D2) 비율을 54.3%로 추산했다. 지난해 10월 제시한 54.1%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특히 한국의 D2 비율이 선진국 35개국 중 한국을 제외한 비기축통화 10개국의 평균치(52.0%)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말 기준 국가 채무 비율 전망치는 55.3%로 0.9%포인트나 높였다. 국가 채무가 늘어나는 반면 GDP 규모가 하향 조정되면서 GDP 대비 나랏빚 증가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런데도 정치권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재정을 악화시키는 선심 정책 경쟁에 더 빠져들고 있다. 여야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과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을 합의 처리했다. 두 공항 건설과 이전에 무려 20조 원이 들지만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면제했다. 여야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에 대한 예타 면제 총사업비 기준을 현행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올리는 법안 처리에도 합의했다. 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 준칙 입법화는 또 미뤘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자신들의 지지 기반을 지키기 위해 연 7조 원가량 지원하는 ‘사회적경제기본법’ 처리를 여당에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국들은 재정 건전화에 나서 국가 채무 비율을 줄이는데 우리는 되레 나랏빚을 늘리며 역주행하고 있다. 국가 부채가 급증하면 이미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계·기업의 과다한 빚과 맞물려 국가 신인도 하락과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세수는 줄어들고 복지 수요는 급팽창하는데 여야가 예산 퍼주기 경쟁을 벌이면 머지않아 나라 곳간이 거덜 나고 미래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안기게 된다. 중장기 재정 건전성이 재정 위기를 겪었던 남유럽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들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정부 산하 연구 기관에서 나왔다. 지금은 정치권이 한가하게 매표(買票) 포퓰리즘 경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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