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다. 공매도 거래 대금은 한 달 만에 68% 급증했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코스피가 경기 침체 우려 등의 영향으로 하락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투자가들의 일평균 코스피 공매도 거래 대금은 4926억 원으로 집계됐다. 1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2517억 원)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3월보다는 68%(2000억 원) 늘었다.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면서 이달 코스피 전체 일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은 올해 1월(3730억 원)보다 68.2%(2546억 원) 늘어난 6276억 원을 기록 중이다. 늘어난 금액의 95%가 외국인에 의해 발생했다.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보다는 소극적으로 공매도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의 이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은 1263억 원으로 3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1월과 비교해도 6.4% 증가에 그쳤다.
코스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동시에 공매도를 치고 있다. 코스닥이 올해 들어 30% 넘게 오르는 등 세계 최고 상승률을 자랑하다 보니 지수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서다. 기관의 이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은 1382억 원으로 1월보다 5배 넘게 급증했다. 1월에는 269억 원에 불과했지만 2월 698억 원, 3월 1211억 원까지 꾸준히 규모가 커졌다. 외국인의 코스닥 공매도 거래도 1월(532억 원)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해 2098억 원까지 몸집이 불어났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공매도가 급증한 것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연중 최고치를 찍는 등 고공 행진하고 있어서다. 평가 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셈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82포인트 내린 2571.09에 장을 마감했지만 장중 2582.23까지 지수가 오르면서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코스닥 역시 0.48포인트 하락한 909.02에 거래를 마쳤는데 장중 910.9까지 오르면서 올해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하락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실제 지수와 밸류에이션이 괴리를 보이는 만큼 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미국에서는 경기 침체 국면 직전까지도 지수가 꾸준히 올랐던 경험이 있어 현재의 지수 상황은 매우 위태로운 구간”이라며 “5~6월 들어 경기 침체 징조가 하나둘 발견되기 시작하면 지수 하락과 함께 공매도가 재차 폭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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