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에 대한 국민적 정치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여야가 제3지대 신당 창당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이르면 올가을까지 중도적인 신당을 꾸리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정계 개편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금 전 의원은 이르면 올해 9월 추석 이전에 30석 규모가량으로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 등을 모색 중이다. 금 전 의원이 밑그림을 그리는 신당은 주로 특정 지역 세력에 기반을 뒀던 과거 정치권의 신당 창당과 달리 정치적 중도층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여야의 거대 양당이 갈수록 보수·진보 계층의 양극단 지지층에 소구하는 행보를 보여 중도적인 유권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데 따른 흐름을 겨냥한 전략으로 보인다. 금 전 의원은 18일 “새로운 세력이 출현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조금씩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정치를 펴야 한다. 용기를 갖고 이 길에 매진할 생각”이라며 창당의 뜻을 밝힌 상태다.
여야의 주요 정치인들은 제3지대 창당의 가능성이나 파급력에 대해 아직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내심 양당 체제 붕괴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돈 봉투 의혹으로, 국민의힘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당 개입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이 같은 불안감의 요인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여당 지도부를 싸잡아 비판하며 “이러다가 정말 제3지대 당이 탄생하나”라고 언급했다.
다만 제3지대 창당이 현실화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평가다. 박병석 정치평론가는 “두 거대 정당의 양당 정치와 진영 정치 싸움을 끝내기 위한 제3지대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 국민의 열망은 높다”면서도 “이 당도, 저 당도 못 가는 사람이 선거용 정당을 만드는 것이라면 누가 뽑아주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체의 신뢰성, 명확한 가치나 신념이 있어야 제3지대가 성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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