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 통합 메리츠금융지주(138040)가 25일 공식 출범했다. ‘원 메리츠(One Meritz)’ 체제의 기대감에 메리츠금융 주가는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이 9조 원을 훌쩍 넘어 우리금융지주(316140)를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본지 4월 24일자 21면 참조
통합 메리츠금융은 이날 0.55% 오른 4만 5600원을 기록하며 유가증권시장에서 첫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메리츠금융은 전날에도 6.46% 상승하는 등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여 시가총액이 9조 4947억 원을 기록했다. 메리츠금융 시총은 비은행 금융지주사 중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4대 은행 지주인 우리금융지주까지 넘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2.14% 상승한 우리금융지주는 시총이 8조 6785억 원에 머물렀다.
메리츠금융의 시총 상승에는 두 자회사를 통합하며 신주를 상장해 자본을 늘린 것이 우선 영향을 미쳤다. 메리츠금융은 올 2월 메리츠화재와 주식 교환으로 약 4667만 주를 신규 상장했고 이날 메리츠증권과 주식 교환을 통해 신주 약 3663만 주를 추가 상장해 체급을 키웠다.
최근 메리츠금융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회사의 주주 환원 확대 방침에 주주들의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올해 회계연도부터 주주 환원율을 끌어올려 순이익의 50%를 자사주 매입·소각 및 배당에 쓰기로 했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지주 편입을 앞둔 지난달 자사주 1100억 원어치를 일시에 소각했으며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11월부터 1년 동안 자사주 2000억 원을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메리츠금융이 증권과 화재 등 자회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금융투자 업계를 리드할 것이라는 예상에도 힘이 실린다. 유망 투자처가 있을 때 계열사를 가리지 않고 신속한 자금 집행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선진화했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은 올 1월 롯데그룹과 1조 5000억 원의 투자 협약을 체결해 롯데건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가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에 투자하면서 상당한 수익까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3사 통합으로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92조 7572억 원에 달해 자산 100조 원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지난해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가 나란히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은 2조 2009억 원, 순이익은 1조 6404억 원 수준까지 커졌다.
회사는 출범일에 맞춰 홈페이지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불필요한 정보들을 걷어내고 실적 등 수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주주 친화적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메리츠금융 산하 모든 계열사의 배당금·배당총액, 자사주 매입·소각액, 주주 환원율도 투명하게 공개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이전보다 유기적인 재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면서 “자회사 간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각 분야 전문성을 제고해 금융 생태계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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