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부진과 비용 부담으로 가전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등 공고한 프리미엄 라인업을 내세우며 반격에 나섰다. 가격이 1억 원대에 달하는 마이크로 LED TV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차세대 시장 개척을 위해 각별한 관심을 보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27일부터 30일까지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SNIEC)에서 열리는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 2023’에서 89인치 마이크로 LED를 처음으로 중국에 선보인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모듈 형태로 설치가 가능해 모양·비율·크기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 사용자가 맞춤형 화면을 완성할 수 있다. 기존 TV와 달리 베젤이 없어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 회장은 올 2월 경기도 수원 TV 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제품군 중 마이크로 LED TV 개발 현황 등을 면밀히 살핀 바 있다. 이로부터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마이크로 LED TV의 글로벌 출격 준비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에 110인치 마이크로 LED를 출시했으며 올해 89인치를 시작으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중국 출시 이후에는 한국과 중동·북미·유럽 등에도 제품을 내놓고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기업간거래(B2B) 위주로 마이크로 LED 시장이 커지자 베트남에만 있던 생산라인을 멕시코와 슬로바키아까지 늘렸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시장은 지난해 약 1900만 달러 규모에서 2024년 5억 4200만 달러(약 7269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중국에 출시될 89인치 마이크로 LED를 앞세워 중국 내 프리미엄 TV 시장 장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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