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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이라 지원했는데…계약직 제안하는 대형 IT업체

■IT업계 고용불안 전방위 확산

대형SI업체 경력직 채용서 논란

프로젝트 취소 땐 퇴사 압박도

수습기간 후 탈락 통보도 속출

"성장 멈춰 단기간 해결 어려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개별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인력 충원 과정에서,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계약직 채용을 늘리는 등 IT 업계의 고용불안이 심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프로젝트 위주의 단기 인력 채용이 어느 정도 불가피했던 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고용불안 우려가 제기됐지만, 올해부터는 대형 ICT 업체의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도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ICT 업계에 따르면 SK C&C는 최근 경력 개발자 수시 채용 과정에서 최종 면접 후 탈락한 일부 지원자들에게 정규직 대신 촉탁직(계약직)을 제안했다.

해당 통보를 받은 지원자들은 정규직 자리에 지원했지만 SK C&C 측이 말을 바꿨다며 황당해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정규직으로 뽑기에는 지원자들의 자질이 부족했다며, 프로젝트 진행 시 필요한 인력인 만큼 계약직이라도 제안해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SK C&C 관계자는 “회사에서 최소 1~2년 간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이 많다”며 "계약직으로 일하며 성과가 좋으면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도 있고, 지원자들의 본인 경력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ICT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수주받은 각종 프로젝트의 기한 및 품질을 맞추기 위해서는 이 같은 계약직 위주의 인력 채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프로젝트 단위 사업 분야의 고용 불안 문제는 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올 초에는 데브시스터즈가 ‘마이쿠키런’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업 직원들에게 당일 해고 통보를 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회사 측은 “당일 해고는 사실이 아니며 구성원들이 다른 프로젝트나 부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상당기간 이어졌다.







넷마블(251270)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 또한 올초 산하 기업 메타버스월드의 조직개편 과정에서 상당수 직원들을 넷마블에프앤씨로 전환 배치하며 잡음이 새어 나왔다. 실제 일부 게임 기획 직원들은 수습 기간 후 본채용 탈락 통보를 받기도 했다. 넷마블에프앤씨 관계자는 "일부는 정규직 입사 후 3개월의 수습 기간 중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아 탈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IT분야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며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노동조합을 출범한 엔씨소프트(036570)가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 노조 관계자는 “개발하던 프로젝트가 중간에 취소되면 대기발령이나 퇴사 압박을 받는다”며 "프로젝트 중단 뒤 다른 부서로 이동을 하게 해줄 때도 해당 부서가 본인과 잘 맞는지 알 수 없으니 3개월 등의 기간을 둬 일해보는 파견 같은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작은 회사일수록 법의 안전망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아 사실상 그냥 바로 권고사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강압적인 느낌으로 권고사직을 권유하지만 직원들은 노동법 등을 잘 몰라 회사 방침에 무작정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게임 업계를 비롯해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외형 성장이 멈추고 수익성이 뒷걸음질치는 상황에서 고용 불안정 문제는 당분간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한 카카오게임즈는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1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마른 수건을 쥐어짜야 한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건비 등 제반 비용 효율화를 위해 수익화의 불확실성이 높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일부 프로젝트와 사업을 정리하고 전사 차원의 보수적인 채용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회사의 성장과 고용 안정은 선순환 구조인데, 대형 회사들이 성장이 멈추고 경기 침체기에 들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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