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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환 포스텍 총장 "신약·헬스케어 시스템 만들 의사과학자, K바이오 핵심인재"

[미리보는 서울포럼 2023]

美칼일리노이대 '공학 의대' 표방

AI·인공장기 특화 혁신의사 육성

韓과기대도 의학전문대학원 개설

공·의학 융합 새로운 인재 키워야

김무환 포스텍 총장이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의사과학자 양성 계획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텍




“기존 의대가 운영하는 의사과학자 프로그램을 고도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잘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 공학과 과학에 중심을 둔 새로운 개념의 의사과학자도 동시에 양성해야 합니다.”

김무환 포항공대(포스텍) 총장이 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로서 과학과 공학 융합 연구개발(R&D)을 하는 의사과학자를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의사과학자가 신약 개발은 물론 인공장기나 예측 의학,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헬스케어 시스템 개발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포스텍·울산과학기술원(UNIST) 같은 과학기술특성화대에서 의학전문대학원 신설을 원하는 게 이 때문이다.

김 총장은 그동안 의학과 공학을 융합한 해외 대학들을 탐방한 결과를 토대로 기존 의대에서 할 수 없는 성과를 내는 것을 목도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 공학 기반 의대를 표방한 미국 칼일리노이의대의 경우 도전적인 의료기술에 도전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의학 혁신가 양성을 목표한다. 이 대학은 3년가량 투자해 의학 개념에 공학 원리를 적용하는 커리큘럼을 운용한다. 김 총장은 “칼일리노이의대는 ‘과학의 언어는 수학, 의학의 언어는 공학’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며 “의사과학자가 컴퓨터공학과나 기계공학과 등에서 의료 특화 AI, 빅데이터, 인공장기 3D 프린팅 기술 등을 지도하고 연구하는 학자가 되는 것이 포스텍의 청사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당초 의대에서 출발해 일류 종합대로 도약한 싱가포르국립대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기존 의대를 유지하면서도 미국 듀크대와 손잡고 새로운 의대를 하나 더 만들었다. 기업가정신을 갖춘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김 총장은 “싱가포르국립대의 두 의대는 각자의 커리큘럼을 운영하며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바이오 허브로 키우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고 전했다.

김 총장은 KOTRA의 인베스트코리아 자료와 미국 데이터 플랫폼인 스태티스타의 통계 등을 인용해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가 2026년 우리나라의 3대 주력 산업인 반도체·자동차·조선을 합친 것보다 4배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장은 “이미 2020년 기준 1경 3842조 원으로 3배가 넘었는데 우리나라의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점유율은 1%도 채 되지 않는다”며 “의학에 공학과 과학을 보다 더 융합해 새로운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가 의사 수준이 뛰어난 편이고 2002년부터 기초의학 분야 의사과학자 양성에 많은 공을 들여왔으나 여전히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기존 의대의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은 질병의 기전이나 새로운 치료법의 원천 기술을 중심으로 하나 포스텍은 AI, 빅데이터, 3D프린팅 등을 기반으로 새롭게 접근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생체 주기 분석, 진단 보조, 인공장기 개발 등을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포스텍이 제넥신(백신), 티앤알바이오팹(3D 프린팅 기반 인공장기)과 같은 우수한 바이오기업을 길러냈지만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게 되면 글로벌 바이오헬스 창업자를 배출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총장은 “포스텍은 연구 중심 의대와 500 병상 규모의 스마트 병원, 의과학융합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와 의사협회의 전향적인 자세로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이어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클리니컬센터는 난치병 환자들만 치료하며 발전을 꾀했다”면서 “포스텍의 스마트 병원도 난치병을 주로 다루고 세계인들이 찾아올 수 있는 K의료의 허브로 만들겠다”며 “지역 병원과도 긴밀히 상생하겠다”고 포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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