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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빅뱅’ 올라탄 LG엔솔, 최대 파트너사 정조준 [김기혁의 테슬라 롱숏]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기업 가운데 테슬라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은 단연 LG에너지솔루션(373220)입니다. 중국에서 테슬라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죠. 몇년 후면 미국에서도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합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중국산 공급망 배제가 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LG엔솔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죠. 테슬라에 배터리 셀을 공급해온 주요 파트너 회사인 LG엔솔,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가운데 LG엔솔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테슬라 겨냥 美애리조나에 7조 투자


테슬라 기가팩토리 텍사스


LG엔솔이 지난 3월 발표한 미국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 투자만 봐도 테슬라와의 끈끈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리조나주 단독 공장에 대한 투자 규모는 무려 7조2000억 원에 달합니다. 원통형 배터리 생산 시설에는 4조 2000억 원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시설에는 3조 원을 각각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 중 원통형 배터리는 테슬라에 공급하는 비중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통형 배터리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테슬라는 LG엔솔 외에 일본 파나소닉으로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주로 공급받아왔는데요. 테슬라 외에 루시드모터스와 같은 전기차 스타트업도 LG엔솔에 배터리 공급을 요청해왔습니다. LG엔솔은 2025년부터 이들 업체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ESS용 LFP 배터리도 테슬라에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에서 ESS는 주로 태양광 발전 시설에 쓰입니다. 태양광 발전 용량이 낮과 밤 차이가 극심해 ESS에서 에너지를 저장해줘야 하기 때문이죠. 테슬라는 전기차만 만드는 기업이 아닙니다. 파워팩 등 ESS 제품도 생산합니다.

경쟁사 파나소닉은 도요타 ‘눈치’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기존 관계를 고려하면 LG엔솔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 굉장히 의미심장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은 2017년부터 미국 현지에 합작사를 설립해 배터리를 함께 생산해왔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제외하면 대부분 배터리는 파나소닉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단 지금으로서는 미국에서 테슬라의 최대 배터리 공급 업체가 파나소닉인 셈이죠.

그러던 와중에 파나소닉은 도요타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도요타도 전기차 전환을 위해 배터리 물량을 확보해야 했기에 파나소닉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죠. 실제로 일본에서 도요타와 파나소닉의 배터리 합작사인 프라임플래닛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총 4000억엔(약 4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도요타는 미국 또한 전기차 핵심 거점으로 바라보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도 파나소닉과의 협력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함께 생산하는 방식으로 기존 켄터키주 생산 라인을 개조해 미국에서 2026년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는 것이 도요타의 구상입니다.



이렇다 보니 테슬라는 미국에서 파나소닉에 더해 LG엔솔까지 배터리 협력을 강화할 니즈가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LG엔솔은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습니다.

中 CATL, IRA 뚫고 테슬라와 미국서 합작 공장 가능성


중국 CATL 본사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그런데 새로운 변수가 생겼습니다. 바로 테슬라와 CATL이 미국에서 합작 투자에 나설 가능성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양사가 텍사스주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논의 중인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테슬라는 이 계획을 놓고 미 백악관과 협의도 했다고 합니다. 협력 방식은 포드가 CATL과 손잡고 미국에 세우려는 배터리 공장 합작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포드가 기반 시설과 건물 등 공장 지분 100%를 소유하고 포드 소속 노동자들이 배터리를 생산하며 CATL이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테슬라가 CATL과 미국에서도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은 LFP 배터리 때문입니다. 값싼 전기차 판매를 예고한 테슬라로서는 전기차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죠. 주행거리가 길지 않은 전기차에는 굳이 비싼 배터리를 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LFP 배터리는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대략 20% 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테슬라와 CATL의 미국 합작 배터리 투자가 관철될 경우 테슬라를 둘러싼 배터리 진영에는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국내 배터리 업계에선 해외 양산 경험이 부족한 CATL이 미국에서 빠르게 적응할지를 두고 회의적인 반응입니다. IRA라는 거대한 물결과 함께 테슬라가 어떤 선택을 최종적으로 내릴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업계가 테슬라의 전략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테슬라와 직접적인 협력 관계를 맺는 국내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관련 소식을 쉽게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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