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16% 넘게 상승세를 보이고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되자 기업들의 여유 자금이 빠르게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4일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증권 등 4대 증권사 기업(법인) 고객들의 1분기 국내 주식 매수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4분기 대비 4조 5339억 원이 더 늘어났다. 기업들은 4대 증권사에서 지난해 4분기 514조 3138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는데 올 1분기에는 그 규모가 518조 8477억 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1분기 기업들의 주식 매수액(507조 962억 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1조 7515억 원이 증가했다.
기업 자금이 다시 주식으로 몰리는 배경에는 코스피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우선 작용했다. 코스피는 2일 2601.36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 1년 만에 2600선을 탈환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간다는 기대감에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4년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 13조 7544억 원어치를 사들이자 이에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법인 자금이 많은 증권사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시장에서 최근 22조 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가 주식 매수 등 증시 직접투자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133조 1781억 원을 기록했던 랩어카운트 시장 규모는 올 3월 말 110조 8247억 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강환구 NH투자증권 강북법인센터장은 “기업들이 랩어카운트와 채권형 신탁 등에서 대거 자금을 빼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늘어나는 증시에 ‘업사이드(상승 여력)’를 기대하며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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