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바이오 전시회인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K바이오의 높아진 위상이 재확인됐다. 바이오 산업의 본산인 미국 보스턴에서 엔데믹 전환 후 처음 열린 대규모 행사에 지난해보다 2배 많은 510개 한국 기업이 참여했다. 개막일 참석자 수로만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035명이 방문한 국가가 한국이었다.
5일(현지시간) 개최된 바이오USA는 국내 위탁생산(CMO),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총 출동해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 온 경쟁사와 수주전을 벌였다. 지난해는 팬데믹 여파로 중국과 일본의 일부 기업이 불참했지만 올해는 대형 부스를 열고 엔데믹에 따른 바이오 분야 투자 활성화에 대비해 고객 유치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생산규모는 물론 특히 떠오르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제조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뚜렷한 색상과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경쟁사들과 달리 나무 무늬로 전시 부스를 가득 채웠다. '당신의 지속 가능한 파트너(Your Sustainable Partner)' 테마에 따라 부스를 친환경 소재로 구성했고, 브로슈어도 줄여 QR코드로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행사장 입구로 내려오면서 내려다보이는 제2바이오캠퍼스의 조감도가 눈에 띄었다. 2032년까지 7억 5000억 원을 투자해 18만ℓ 규모 공장 4개(5·6·7·8공장)를 빠른 속도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내년 4월 가동 예정인 ADC 전용 공장도 적극 홍보했다.
일본을 기반으로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는 행사장 내 가장 큰 부스를 펼쳐 관람객을 맞았다. 후지필름 마케팅 담당 관계자는 최대 부스를 마련한 이유에 대해 "실제 행사 내 미팅이 가장 많기 때문"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경쟁사의 시설 투자를 인지하고 있지만 미국, 덴마크, 영국 등 다양한 거점에 ADC, 백신, 유전자치료제 등 모든 종류를 생산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강점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스를 축소했던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도 관계사 우시앱텍과 두 개 부스를 마련했다. 우시바이오 관계자는 "ADC, 이중항체 등 초기 연구단계에서부터 대량생산까지 전과정을 지원할 수 있다"며 "아직 한국에는 지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진 않지만, 중요한 시장으로 전망하고 사업개발(BD) 담당자를 채용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보다 부스 크기를 늘려 자리했다. 강주언 롯데바이오로직스 부문장은 "30여 건을 사전 미팅이 잡혀있으며, 시러큐스 공장 리모텔링을 통해 2025년 1분기부터 시작할 ADC 생산에 대한 수주 논의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바이오 USA에 부스를 차린 에스티팜(237690)은 올리고와 메신저리보핵산(mRNA)의 CMO 수주 위해 참석했다. 최석우 에스티팜 전무는 "사전에 행사장에서 30~40개 미팅 이외에도 보스턴 일대에 본사나 핵심 본부를 둔 글로벌 빅파마에 방문해 사업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와 CDMO 수주 모두에 관심이 모였다. 이민우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실장은 "오늘 새벽에만 2건의 미팅이 추가될 정도로 직전 다른 박람회 행사보다 기회가 많고, 그 대상도 보스턴 기반 글로벌 빅파마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KOTRA가 마련한 한국관에는 바이넥스, 멥스젠, 우정바이오 등 16개 사가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고 투자 유치에 나섰다. 최홍석 유안타인베스트먼트 VC부문 부장은 "완연한 엔데믹으로 바이오 기업과 이들을 찾는 투자사도 작년보다 활발한 분위기"라며 "팬데믹과 바이오 투자 위축을 벗어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될 기회가 이 행사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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