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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살 참전용사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D데이 기억… "그때 돌아가도 다시 할 것"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예인선 무전병 근무

2400명 사상 상륙작전 참혹한 현장 지켜봐

"익사한 군인들 시신 지금도 떠올릴 수 있어

당시 자신이 수행했던 역할에 자랑스러워"

피터 올랜도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미 해군 ATR-2 예인선에서 무전병으로 근무했다.




1944년 6월 6일,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해양구조 예인선 ATR-2 난간에 서 있던 미 해군 무전병 피터 올랜도는 멀리 떨어진 오마하 해변에서 폭발로 인한 검은 연기를 목격했다. 전함에서 독일군 목표물을 향해 발사된 14인치 포탄이 그의 머리 위로 지나갔고, 기관총 소리도 들렸다. 제2차 세계대전의 결정적 장면 중 하나인 노르망디 상륙작전 ‘D데이’의 한 장면이다.

올해로 101세가 된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올랜도는 79년 전 상륙작전 디데이에 일어난 참혹한 순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미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 사는 올랜도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역할이 자랑스럽다”며 “다시 해야 한다면 꼭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륙작전 디데이 새벽, 그가 탄 배는 적의 사정거리에 충분히 닿을 만한 곳에 있었다. ATR-22 예인선은 상륙정이 좌초되면 해안에서 먼 곳으로 견인하는 임무를 맡았으며, 이 작업에 참여할 선원 수천 명에 올랜도도 포함돼 있었다. 영화 ‘타이타닉’의 장면처럼 뱃머리에서 있었다는 그는 “겨우 22살이었고 겁먹기엔 너무 멍청했다”고 돌아봤다.

상륙정이 좌초되지 않아서 직접 임무를 수행하지는 않았지만, 올랜도는 상륙작전 당시 사상자 2400명이 발생했던 오마하 해변에서 벌어진 살육 현장을 바다에서 지켜봐야 했다. 상륙 도중 파도에 휩싸인 사람들이 그의 도움을 받기 전에 이미 익사한 상태에서 떠내려왔고, 그는 지금도 떠다니는 시체를 떠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올랜도는 “우리는 바다에서 그들을 끌어내기 시작했고, 더 이상 공간이 없어서 인양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며 “익사한 이들을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올랜도가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의 기념비 앞에 서 있다.


올랜도는 상륙작전을 지켜보는 동안 위험 속으로 향하는 병사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 했던 순간을 가장 강렬하게 기억한다. 그는 “배와 바다, 구름이 짙게 깔린 음산한 날이었다”며 “강풍을 타고 빨갛고 파랗고 하얀 색채가 번쩍이는 걸 봤다”고 회상했다.

올랜도와 ATR-2 승조원들은 상륙작전에 앞서 극비리에 해안선을 따라 장애물을 제거하고 부유식 콘크리트 항구를 조립하는 이른바 ‘멀버리 작전’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연합군이 상륙 후 진격할 때 보급품과 병력을 하역하는데 도움을 주는 시설로, 올랜도는 무전병으로서 무전기를 조작하고 다른 대원들이 좌초된 선박을 예인하는 일을 도왔다. 올랜도는 “한 번은 해변에서 배를 예인하던 중 케이블이 엉키면서 예인선이 뒤집히기 시작했다. 우리가 가라앉는다고 생각했지만, 다행히 잠수부 중 한 명이 옆으로 가서 때마침 줄을 잘랐다”고 회고했다.

전쟁이 끝난 후 콩코드에 정착한 그는 지금도 일 주일에 한 번씩 동네 카페에 들러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블루베리 파이 한 조각을 사먹는다. 돋보기 안경을 쓰지만 건강은 양호하다고 한다. 올랜도는 “방금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의사가 내년에 다시 만나자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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