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국내 산업용 가스 제조 회사 에어퍼스트 지분에 1조 원을 투자한다. 에어퍼스트의 최대주주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인수 약 4년 만에 3배가 넘는 매각 차익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이날 블랙록과 에어퍼스트 지분 30%를 매각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블랙록은 현재 IMM PE가 보유한 에어퍼스트 주식 중 30%를 인수하고 에어퍼스트가 발행하는 2000억 원 규모의 신주 가운데 30%를 추가로 인수할 계획이다. IMM PE도 신주 70%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지분 매각 자문은 크레디트스위스(CS)와 Bofa메릴린치가 맡았고, JP모간이 블랙록의 인수를 자문했다.
에어퍼스트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전체 기업가치를 약 3조 700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IMM PE가 2019년 지분 100%를 1조 4000억 원에 인수했던 것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몸값이 크게 높아졌다. IMM PE는 이번 구주 매각으로 최초 투자 원금의 3.5배에 해당하는 지분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IMM PE는 지난해부터 에어퍼스트의 소수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올 3월 진행된 예비 입찰부터 국내외의 많은 투자회사가 참여했다. 에어퍼스트를 향한 투자 업계의 관심은 최근 급상승한 실적이 기반이 됐다. 회사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철강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각종 산업용 가스를 제조하며 현재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LG화학(051910)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0%, 19% 늘어난 6022억 원, 83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진행된 본입찰에는 블랙록을 비롯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브룩필드자산운용 등 해외 큰손들이 참여하며 막판까지 열띤 경쟁을 벌였다. KKR과 브룩필드는 지분 50%를 인수를 제시했으나 IMM PE는 결국 블랙록과의 맞손을 택했다. 에어퍼스트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함과 동시에 향후 성장 재원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IMM PE 관계자는 “블랙록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장기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에어퍼스트가 보유한 산업용 가스 시장에서의 차별적 경쟁력을 인정함과 동시에 당사의 우수한 경영 능력을 이번 투자에서 가장 매력적인 요소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에어퍼스트는 2024년까지 총 6300억 원의 신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며 이 중 3000억 원은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의 반도체 신규 생산 라인인 3공장(P3)과 4공장(P4)의 가스 공급을 위해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평택 5·6공장(P5·P6) 추가 건립과 함께 미국 반도체 시설인 테일러 공장의 가스 공급자 선정도 염두에 두고 있어 이에 따른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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