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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5000만원 '암치료 명사수'…한달새 10명 치료 마쳤다

연세의료원, 국내 첫 중입자치료센터 개소식

4월 말부터 고정형 중입자가속기 1대 가동

전립선암부터 치료 시작…연말께 확대 예상

암세포만 정밀 타격…정상세포 영향 최소화

지난 4월 말부터 가동 중인 고정형 중입자가속기 치료실. 사진 제공=연세의료원




탄소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암세포만 정밀하게 타격하는 중입자치료 시대가 열렸다.

연세대의료원은 12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연세암병원 뒷편에 새롭게 건립된 중입자치료센터 개소식을 갖고 중입자치료 시작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100주년을 맞은 연세의료원은 국내 첫 중입자치료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공을 들였다. 일본 도시바, DK메디칼솔루션과 계약을 통해 최신 중입자가속기 3대를 도입하고 센터를 구축하는 데 약 3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했다. 지난해 말 연면적 약 3만3000㎡(약 9982평)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7층 규모의 중입자치료센터 건립을 완료하고, 지난 4월 말부터 고정형 중입자가속기 1대를 가동 중이다.

(왼쪽부터) 정남식 전 의료원장,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지훈상 전 의료원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김기영 연세대 명예교수,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이동화 서대문구의회의장, 김우식 전 연세대 총장, 신현영 국회의원, 원한석 연세대 이사, 이수진 국회의원, 한승경 연세대 이사(연세의대 총동창회장), 서중석 연세대 이사, 양일선 연세대 이사, 윤동섭 의료원장, 허동수 연세대 이사장, 서승환 연세대 총장, 치용치앙 주한국 타이베이 대표부 부대표, 얀쉰송 주한국 타이베이 대표부 서기관, 유경선 연세대 이사, 미샬 사아드 알 쿠와리 주한 카타르 부대사,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박선정 서대문구보건소장, 김경근 서대문소방서장, 알리슨 엘 바티그 브라이언 디 올굿 육군 지역병원장, 김병수 전 연세대 총장, 박창일 전 의료원장, 윤도흠 전 의료원장,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 권미경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위원장,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 최진섭 연세암병원장. 사진 제공=연세의료원


중입자치료는 X선이나 감마선을 이용하는 기존 방사선치료와 달리 가속기로 탄소 원자를 이용한다.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암세포에 에너지빔을 조사하는 방식이다. 암 주변 정상조직에는 거의 손상을 가하지 않고 암세포만 정밀 타격해 '꿈의 암 치료기술'로 불린다. 빔이 인체를 통과할 때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암조직을 지나치는 순간 에너지 전달이 절정에 이르렀다가 소멸되는 ‘브래그 피그(Bragg Peak)’ 원리를 이용한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에서 시행 중인 양성자치료 역시 입자치료의 일정으로 치료 원리가 동일한데 양성자치료는 수소 원자를 이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 결과 생물학적 효과가 기존 X선보다 2~3배 우수한 반면 암세포 이외 다른 정상 조직에 대한 영향은 적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러한 특징을 가리켜 ‘암치료 명사수’라고 표현했다. 암세포 외에 다른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건 환자가 겪는 치료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다는 의미다. 우수한 치료 효과 못지 않게 암환자가 겪어야 하는 투병 생활 전반에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입자치료센터 지하 4층에 설치된 중입자가속기. 직경 20m, 높이 1m 크기에 220여 톤 규모의 싱크로트론에서 탄소 중입자를 빛의 속도의 70%에 가깝게 가속시킨 뒤 치료실로 내보내면 환자 몸속 암세포를 향해 빔을 조사하게 된다. 사진 제공=연세의료원




연세의료원이 운영하는 중입자치료센터는 고정형 중입자가속기 1대와 회전형 2대를 갖췄다. 고정형은 빔이 한 곳에서 조사되는 반면 회전형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사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도 환자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4월 말 전립선암 2기로 진단된 60대 환자를 시작으로 약 한달간 전립선암 환자 10명이 치료를 마쳤다. 전립선암의 경우 왼쪽에서 한번, 오른쪽에서 한번만 빔을 조사하면 되기 때문에 고정형 치료기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연세의료원은 이르면 오는 12월 회전형 치료기의 가동을 시작해 전립선암 이외 다양한 암종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익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장은 "준비기간을 거쳐 고정형과 회전형 3대를 동시 가동하게 되면 연간 900명 정도의 신환 치료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연세의료원에서 전립선암 환자가 중입자치료를 받을 경우 총 3주간 12회에 거쳐 치료가 이뤄진다. 비용은 5000만~5500만 원 선이다.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전액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날 행사에는 허동수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이사장, 서승환 연세대학교 총장, 윤동섭 의료원장 등 연세대학교와 연세의료원 관계자들을 비롯해 신현영, 이수진 국회의원,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이영훈 여의도 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등 외빈이 참석했다. 연세의료원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보훈처, 경찰청, 소방청 등에 근무 중인 또는 퇴임한 전립선암 환자에 대한 초청 치료도 진행 중이다. 각 기관에서 추천한 환자를 대상으로 선정하고 중입자치료 비용은 물론 검사와 진료 비용 모두를 지원한다. 외국 환자 1호인 러시아 국적의 50대 전립선암 1기 환자도 이미 치료를 끝냈다. 이 환자는 본국인 러시아에서 이후 상태에 관한 모니터링을 이어갈 예정이다.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난치암을 대상으로 중입자치료라는 큰 치료 옵션을 갖춘 만큼 암 정복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의료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가에 큰 공헌을 한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초청 치료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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