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요 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국판 수소위원회' 행사가 2년 만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회원사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수소경제로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한편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다시 한 번 요청했다.
수소 분야 민간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SK(034730)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등 17개 회원사 최고 경영진이 참석한 2차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는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정기선 HD현대(267250) 사장, 조현상 효성(004800)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002020)그룹 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수소사회 대전환을 지지하는 동시에 그룹 차원에서 2045년 탄소중립 달성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근시일 내 결과를 내려 하기보다 후세대를 위해 지속적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일 양산형 수소차인 넥소의 후속 차종 출시 계획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작년에 수소고상버스를 진행했고 수소트럭은 앞으로 계속 출시할 예정”이라며 “금년 북미에 수소트랙터를 공개하고 2025년에는 넥쏘 후속차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 회원사들은 수소사업 경과 및 협력 성과들을 공유하는 동시에 향후 정책·사업·투자 영역에서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수소 정책을 수립할 때 산업계 의견을 정부에 적극 전달해 현장에서 정부 정책이 신속히 구현되도록 공조하고 핵심 주제별로 △E-메탄올 협의체 △산업공정용 수소 활용 협의체 △운송용 수소 활용 협의체 △글로벌 수소 표준 및 인증체계 수립 협의체 등 결성을 지원해 공통 현안 해소에 나서기로 했다.
또 글로벌 기술 확보 기회를 발굴하고 해외 수소 협의체와 협력을 강화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투자 협력 영역에서는 올해 안으로 '수소 펀드' 출자 완수를 위해 추가 출자 회원사와 재무적 투자자(FI) 모집을 강화하는 한편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및 지역별 수소펀드를 출범하고 해외 글로벌 펀드와 투자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수소는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원이지만 수요에 비춰 아직 인프라 측면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한다"며 "여러 기업과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고 인프라 관점에서 우리가 솔선수범해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제안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국내 수소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면 서밋 회원사 협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정부와의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기업 간 협력이 초석이 되고 정부 정책이 더해지면 대한민국이 미래에 글로벌 수소경제 리더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더불어 이날 총회에서는 국내 수소 생태계 과제 해결과 기업들의 사업 추진 및 투자 의지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선언을 담은 '글로벌 수소경제 선도를 위한 서밋 이니셔티브'도 발표했다. 회원사들은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 총 감축량의 10% 이상, 2050년에는 탄소배출 총 감축량의 25% 이상이 수소를 통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수소 수요 창출과 공급 불확실성 해소, 연구개발 투자, 해외 진출 등과 관련한 정부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제언하는 활동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수소 정책과 관련 △수소차량 전환 의무화 비중 적용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보조금 확대 △수소 통근버스 보급 확대 △산업용 보일러 수소 적용 의무화 △수소산업의 국가전략기술 적용 및 투자세액 공제 확대 등을 제안하기로 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한 기업이 인프라를 마련하려고 하면 너무나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며 "여러 기업과 국가간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도 “제도나 정책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수소산업 미래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수요처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 추진과 규제 완화, 수소 사업 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 역시 "수소를 운송하는 밸류체인을 회원사들과 함께 개발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수소 비즈니스는 어느 한 기업이 하기엔 어려운 일이고, 여기 계신 여러 협력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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