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를 덤프트럭으로 치어 숨지게 한 60대 후반 A 씨가 불구속 입건됐다.
18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A 씨가 주 교수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주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1시20분께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우회전하던 A 씨의 덤프트럭 뒷바퀴에 깔려 숨졌다.
주 교수의 사고가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트럭이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다만 A 씨가 교통신호를 위반하지 않았고 사고 당시 횡단보도 신호도 빨간불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일반적인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 위반 여부를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교통섬과 인도 사이로 난 우회전 전용도로다.
경찰 관계자는 "우회전 전용차로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일반적인 교차로의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와는 사안이 다를 수 있다"며 "피해자가 빨간불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 했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 판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 교수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누리꾼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9년 전 대동맥류 수술을 받은 환자라고 밝힌 B 씨는 “(처음 사고 소식을 접했을 때) 내 눈을 의심했다.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 교수님께서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라고 애도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 교수님이 저희 아버지 생명을 15년 더 연장해주셨다”는 내용의 추모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 C 씨는 “2005년경 아버지가 대동맥류 심장질환으로 쓰러졌다. 당시 유일하게 수술이 가능했던 아산병원 주석중 교수님을 찾아가 응급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며 “매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교수님을 보면서 내 눈에 살아있는 신은 예수님, 부처님이 아니라 주석중 교수님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수백, 수천 명을 살렸고 앞으로도 수천 명을 살리셔야 할 분이 이렇게 떠나셨다는 것이 너무도 속상하다”고 애도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환자의 고통을 내 아픔으로 여기며 최선을 다하셨던 분”, “나의 목숨을 살려줬던 은인”, “수술을 두려워하던 제게 많은 격려와 힘을 주셨던 분” 등의 글로 주 교수를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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