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라면 제품 4억 5000만 개를 생산해, 32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21일 경상남도 밀양시 삼양식품 라면 공장. 박인수 공장장은 “밀양공장을 선제적으로 증설하겠다는 경영진의 빠른 판단이 없었다면 생산되지 못한 만큼 그대로 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라며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설명했다. 지난해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밀양공장은 올 1분기 692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삼양식품의 수출 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1분에 약 1408개꼴로 판매가 됐는데, 밀양에서만 분당 800개를 생산할 수 있다.
불닭볶음면, 삼양식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 수출액의 80%
이날 밀양공장은 목표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해외 수출액은 2019년 2400억 원에서 지난해 4800억 원으로 3년 사이 2배로 껑충 뛰었다. 특히 지난해 전체 수출액이 6050억 원임을 감안하면 수출액의 약 80%가 불닭볶음면 단일 브랜드에서 나온 셈이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액 9090억 원과 비교했을 때도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삼양식품은 다른 라면 기업들과 달리 해외 수출분 전량을 국내서 생산한다. 강원도 원주, 전라북도 익산, 경남 밀양 3곳이다. 이 중 밀양에서 생산된 라면 대부분은 부산항을 통해 수출된다. 밀양공장은 원주공장과 비교해 물류비가 약 63%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연간 30억 원 규모다. 박 공장장은 “신공장 위치 선정할 때 중국 징동그룹으로부터 현지 준공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품질 관리 문제, 국내 지역 경제 활성화, ‘K-푸드’ 상징성, 밀양시의 적극적인 지원 등을 고려해 밀양에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장가동률 50%에서 75% ‘쑥’
박 공장장은 밀양공장이 지난해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갔지만 본격적인 정상 운영 궤도에 본격 오른 건 11월께부터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밀양공장의 공장 가동률은 52.9%를 기록했지만, 삼양식품은 이달 기준 가동률이 75%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전했다. 밀양공장은 생산량을 끌어올려 현재 주간 3개, 야간 2개 라인을 가동하는 운영 방식을 내달부터 각각 3개 라인씩 확대 가동할 계획이다.
현재 이곳에서 나오는 불닭볶음면의 80%는 중국으로 수출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뿐만 아니라 수출용 건면 브랜드 ‘탱글’ 등을 통해 제품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달 밀양서 출고된 탱글 불고기 크림파스타는 캐나다와 미국 시장을 향해 두드리기 위해 현재 태평양을 건너는 중이다.
최첨단 자동화 설비로 효율성 2~3배↑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총 2400억 원을 투입해 밀양공장을 최첨단 설비를 갖춘 스마트 팩토리로 완공했다. 축구장 10개 크기에 달하는 연면적 7만 303㎡에, 지상 5층~지하 1층의 규모를 갖췄다. 원부자재 입고부터 완제품 생산, 출고 등 전 과정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익산공장이 1분당 제품 220개를, 원주공장이 432개씩 생산하는 것보다 생산 속도가 각각 1.8배, 3.6배 빠르다. 또 건물 외벽에는 태양광 패널 총 924개가 설치돼, 연간 436MWh(메가와트시)의 발전 에너지를 공급한다. 760가구가 1년간 사용하는 전기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가의 며느리인 김정수 부회장이 개발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과 ‘불닭’시리즈로 삼양식품의 새 부흥기를 주도했다고 평가받는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 출시 초기부터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1년 만에 월 3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부터는 해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삼양식품은 매년 새로운 수출액과 매출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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