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일 가격 제한 폭 완화 조치를 첫 적용받은 시큐센(232830)의 주가가 거래 첫날 공모가의 3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코스닥 거래 대금의 약 7%가 시큐센에 몰리면서다.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 이후 상한가)’과 같은 기현상을 막기 위해 제도를 개편했다지만 당분간 공모주의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커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디지털 보안 전문 기업 시큐센은 공모가인 3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9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주 투자자가 이날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했다면 205%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따상이 존재하던 때는 상장 당일 최대 160%까지 수익을 낼 수 있었는데 가격 제한 폭이 완화되면서 더 큰 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다.
앞서 거래소는 이달 26일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가격 제한 폭을 기존 63∼260%에서 공모가의 60∼400%로 확대했다. 공모가의 90~200%에서 결정되는 시초가 개념도 없앴다. ‘상한가 굳히기’ 같은 비정상적 주문 행태를 방지하고 시장의 균형 가격을 빠르게 찾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증권 업계에서는 제도 안착 전까지 초단기 이익 실현을 목표로 하는 수요로 주가 과열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로 이날 시큐센 주식의 거래 대금은 6495억 원으로 코스닥 시장 전체 거래 대금(9조 588억 원)의 약 7.2%를 차지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345억 원)의 20배 가까운 금액이다. 거래량 역시 6732만 주로 시큐센 총 상장 주식 수(1152만 주)의 6배에 달했다. 8940원에 거래를 시작한 시큐센은 장중 7600원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한때 1만 1800원까지 오르는 등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한편 시큐센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후속 주자들의 주가 흐름에도 관심이 쏠린다. 30일에는 알루미늄 부품 업체 알멕과 진로·채용 플랫폼 기업 오픈놀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특히 알멕은 공모가가 5만 원에 달해 상장일 주가는 최대 20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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