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늘어나는 다태아(다둥이) 임신·출산 의료비 지원이 대폭 확대된다. 단태아 임산부 지원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존 임신·출산 정책을 현실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13일 ‘난임 다둥이 맞춤형 지원 대책 당정협의회’를 열고 임신·출산 의료비 바우처 지급액을 태아당 100만 원씩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는 태아 1명에 100만 원, 쌍둥이 이상 다태아를 임신한 경우 일괄 14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시험관·인공수정 등 난임 시술로 신생아 100명 중 6명이 다태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의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태아 임산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도 추진된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현재는 임신 9개월부터 임금 감소 없이 하루 2시간씩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나 다둥이 임산부는 조산 사례가 많아 임신 8개월부터로 앞당기기로 했다”며 “조산 가능성이 큰 삼둥이 이상 임산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임신 7개월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은 또 다둥이 출산 배우자의 출산휴가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15일로 확대하기 위해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부 지역에서 난임 시술비 지원 기준을 중위소득 180% 이하 등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국 어디서든 소득 기준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소득 기준 폐지를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하기로 했다. 입원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임산부, 미숙아 및 선천성 이상아 등에 대해서도 소득 기준에 관계없이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했다.
난소·정액 검사 등 가임 검사력 지원 사업을 내년도 20개 시군, 5만 20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하고 2025년까지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냉동 난자 시술 비용에 대해서도 100만 원씩 두 번에 걸쳐 지원할 계획이다.
박 의장은 “산후조리도우미·아이돌보미 등과 같이 다둥이 가정 양육 지원 사업도 지원 인력과 시간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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