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7일 윤상현·나경원·장동혁 의원 및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 대한 거취 표명 등 자신의 혁신안에 대한 당 지도부의 반응에 대해 ‘다구리(몰매)’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한 뒤 혁신안에 대한 비대위의 반응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비공개 때 얘기인 만큼 다구리라는 말로 요약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어제 실명까지 언급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당에 지금 책임지는 분이 없다는 것이 국민들 눈에는 답답할 것”이라며 “아름답게 책임지는 중진 의원들의 모습을 부탁드리는 차원이고,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위원장과 지도부 간 비대위 회의에선 혁신안을 둘러싼 격렬한 논쟁이 펼쳐졌다. 윤 위원장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송 비대위원장 등 당내 4인을 ‘1차 쇄신 대상’으로 꼽은 것과 당헌·당규에 계엄·탄핵에 대한 사죄 명시, 최고위 폐지 등 혁신안을 놓고 비대위 참석자들의 거센 비토가 쏟아졌다고 한다. 윤 위원장은 혁신안에 대한 비대위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그런 식으로 핑계를 대면 혁신을 할 수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대식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일부 비대위원이 (윤 위원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냐 혁신위원 전체 의견이냐 하니, 윤 위원장이 ‘개인적 의견’이라고 했다”며 “인사청문회에 집중할 시기에 그런 문제들이 있으면 고심하고 타이밍을 본 뒤 발표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했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지금 우리가 해오던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 당이 새로워졌다는 느낌을 주기 어렵다”이라며 “오늘 비대위 안에서 (당 쇄신의 노력을) 느꼈다고 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혁신안에 대한 기득권의 저항에 대해 “반발이 없으면 혁신안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계속 당을 바꿔 혁신을 해나가는 것이 제 몫이고,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의원이 얘기했던 것이 지금 하나하나의 계단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지도부에 ‘당심 80%·민심 20%’의 전당대회 룰을 전국민투표 100%로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재 경선이 진행 중인 일부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당원투표로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비대위는 이날 국회에서 박덕흠 비상대책위원 주재로 비공개 회의를 열고 △당 구조 혁신(최고위원 폐지 및 당대표 단일체제 전환) △당대표 선출 규정 개선 △당원소환제 도입 등 세가지 혁신안을 논의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3가지 혁신위 안건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는 않은 상태”라면서도 “당원 중심, 현장 중심, 경쟁 중심으로 당도 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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