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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의원, '예뻐서' 욕 먹었다?…'탈코르셋'이 뭐길래 [이슈, 풀어주리]

"배꼽티에 하의실종 패션 류호정, '탈코르셋' 어겼다"

"긴머리 여성 비난이 탈코르셋?…원하는 모습이었다"

"페미니즘의 기본 개념은 '인간의 실질적 평등' 달성"

2030세대 10명 중 7명 "韓 페미니즘에 부정적 인식"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김주리 기자가 ‘풀어주리!' <편집자주>


사진=류호정 의원 페이스북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퀴어 축제에 등장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열흘도 더 지난 일이지만, 아직까지 반응이 뜨겁다. 2020년 역대 최연소 여성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을 때만큼,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화제가 되는 분위기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본 모든 것이 자랑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류 의원의 파격 행보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비판과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차림새와 행동이 국회의원의 품위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은 차치하고서라도, 페미니즘 관련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공인이 배꼽티와 미니스커트같은 '예쁜 차림'으로 등장해 '탈코르셋'을 어겼다는 비난이다.

실제 류 의원이 이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설 정도로 일부 진영에서는 논란이 됐는데, 탈코르셋과 페미니즘·젠더갈등이 다시 한 번 우리 사회의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나. 무슨 논란이에요?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류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코르셋 아냐?!'라는 핀잔에는 응답해야 할 것 같다"며 해명에 나섰다.

류 의원은 "'배꼽티와 다이어트, 女 국회의원'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한 류호정을 화제로 만든 세 가지 포인트"라며 "최고 화제 뉴스 Top 10에 보이는 제목에 입맛이 쓰지만, 이제는 익숙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탈코르셋은 여성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기준에 나의 외모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선언이고, 나의 외모를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예를 들어, '여성은 긴 머리'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숏컷'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다시, 긴 머리 여성에게 '코르셋'이라 손가락질하는 건 탈코르셋이 아니다"라며 "해방이 아니라, 또 다른 구속"이라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서울퀴어문화축제, 멋진 옷을 입고 싶었다"며 "그래서 시작했던 운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했다. 그리고 지난주 토요일, 저는 '당당히, 원하는 모습으로' 을지로를 걸었다"고 말했다.

둘. 탈코르셋이 뭐에요?


사진=이미지투데이


탈코르셋은 여성들이 화장·헤어스타일 등 여성용 치장 수단을 사용해 꾸미고 다니는 이유가 '남성 중심 사회에 의한 억압'이라 주장하며,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성을 소멸시켜 억압에서 벗어나자는 대한민국의 페미니즘 관련 사상이자 운동이다.

남성들을 위한 삶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해 남성들로부터 예쁘다고 평가 받는 외모로 가꿔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동일한 맥락으로, 긴 머리 자르기, 화장하지 않기, 날씬한 몸 만들기를 위한 운동 자제 등의 행동을 내세운다.

류 의원이 해명한 바와 마찬가지로 탈코르셋이 '또 다른 코르셋'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은 일찌감치 한계로 여겨져왔다. 여성성 탈피라는 미명하에 탈코르셋을 강요하는 순간, 탈코르셋은 자유를 억압하는 또 다른 수단이 되면서 역으로, 다시 한 번 획일적인 여성의 모습과 태도를 요구하는 '사회적 억압=코르셋'이 된다는 것이다. '틀에 박히지 않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또 다른 '틀'이 되듯,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기대감이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 듯, '코르셋을 입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 '코르셋'이 된다는 일종의 아이러니(Irony)다.

셋. 한국의 페미니즘, 이대로 괜찮나요?


사진=이미지투데이


페미니즘(Feminism) 또는 여성주의(女性主義)는 남성중심주의적 사고에서 탈피해 여성의 권익 신장을 논하는 사회적 운동으로, 여성의 권리를 추구하며 여성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사상 또는 운동이다. 일반적으로 18세기 근대 유럽에서 생겨나 영국, 미국 등을 거쳐 세계적으로 퍼졌다고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국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리 잡은 '한국식 페미니즘' 문화가 페미니즘의 기본 정신을 왜곡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여성 참정권의 인정을 기반으로 시작돼 여성의 사회적인 이미지와 권리를 남성과 동등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여성의 권리 확장과 성차별적인 대우의 타파를 통해 여성해방과 양성평등, 나아가 '인간의 실질적 평등'을 달성해야 한다는 주장에 위배된다는 설명이다. 근본적으로 페미니즘이 여성들에게만 이익을 주고자 하거나 남성들, 혹은 수동적인 성향의 여성을 폄하하는 데 그 목적에 있지 않다는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최근 한 일간지가 20~50대 각각 5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세대 인식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우리 사회의 페미니즘’에 대해 10명 중 7명 꼴이 부정적인 응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남성은 90.0%가 페미니즘 및 페미니스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으며 30대 역시 86.0%의 남성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페미니즘은 성평등의 원동력이며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많은 2030세대 청년들이 페미니즘을 여성우월주의로 인식하고 있다"며 "페미니즘은 우리 사회 양성평등을 실현할 매우 중요한 원동력이다.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회적 차별을 없애는 비전이라고 이해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언론인 ‘애나 루이즈 서스만’이 한국사회의 ‘젠더 문제’가 저출산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며 “여성과 남성 사이 불신과 증오가 한국의 출산율 감소세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춰볼 때, ‘남성과 여성의 이해’를 도모하는 행위가 젠더 갈등을 개선하는 최우선 행위다.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 된다면 다양한 논란의 실타래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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