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으로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현장은 비명이 가득한 아수라장이었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범행이 일어난 3일 저녁, 사건 현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시민들은 일시에 아수라장이 된 사건 현장에서 극한의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당시 AK플라자 5층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박 모(55)씨는 “같은 층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얼굴이 사색돼 서로 부둥껴안고 대피했다”며 “경찰의 보호 아래 2층 외부 통로로 나가던 중 피로 흥건한 바닥을 봐 너무 놀랐다”고 떨린 목소리로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흉기 난동 피의자 최 모(21) 씨는 차량을 이용해 백화점 인근을 지나다니는 행인 5명을 먼저 들이받은 뒤 흉기를 들고 백화점 1층과 2층을 돌아다니면서 9명을 찔렀다. 당시 AK플라자 1층 신발 가게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 이 모 씨는 “2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던 사람들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고 ‘묻지마 칼부림’이라고 누군가 소리를 지르자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혼비백산했다”면서 “처음에는 진짜인가 당황하다가 비명 소리에 황급히 도망을 나갔다”고 아비규환이 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건 발생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시 상황을 업로드하면서 사건 소식이 삽시간에 퍼지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친구가 방금 서현역 가지 말라고 보내준 사진…서현역 칼부림 났대”라며 지인으로부터 받은 사진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도 “방금 서현역이었는데 눈 앞에서 칼부림 나는 거 봤다”라며 놀란 마음을 금치 못했다.
칼부림 범행 직전 최 씨가 몰던 차에 치인 5명 중 4명도 모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중 60대 여성 이 모 씨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고 20대 여성 김 모 씨는 의식 저하 상태로 파악됐다. 이 씨는 남편과 함께 걸어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 씨의 남편은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차라리 나를 찔러 죽이지 왜 이 사람이 사고를 당했는지 모르겠다”고 울먹인 뒤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씨는 현재 인근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최 씨를 현장에서 긴급체포하고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확인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가 피해망상을 호소하고 있어 조현병 등 정신병력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마약간이검사 결과는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 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