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폭염으로 펄펄 끓자 더위를 이겨내는 ‘알뜰형 쿨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기 요금이 크게 올라 예년처럼 에어컨을 돌렸다가 ‘전기료 폭탄’을 맞을까 걱정해 전력 소비는 줄이면서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제품들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높은 열전도율을 지닌 특수 섬유 소재를 적용해 열을 빠르게 흡수 및 분산해 닿을 때 순간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도록 만든 냉가 침구 판매가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웰크론(065950)이 첫 선을 보인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다른 기업들도 속속 제품을 출시해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다. 웰크론은 올해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30% 늘렸지만 벌써 재고물량이 없을 정도여서 사실상 ‘완판’됐다. 이브자리의 냉감침구도 6월1~18일 판매량이 작년보다 150% 늘었고, 에이스침대(003800)의 ‘쿨링 패드’도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67% 성장했다. 웰크론 관계자는 “최근 3년 간 냉감 침구의 판매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냉감 침구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전력 고효율을 앞세운 선풍기 수요도 늘고 있다. 신일전자(002700)의 경우 7월 17일~8월 7일 선풍기 출고액이 지난해 대비 22%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저전력 고효율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라인인 ‘BLDC 선풍기’가 인기를 끌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저전력 고효율 프리미엄 제품의 전력 소비는 일반 제품의 최대 20분의 1 수준이며 가격은 2배 가량 높다”며 “올 들어 프리미엄 선풍기가 이마트를 통해 4만대나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어 제품군을 기존 2개에서 5개로 늘렸다"고 말했다.
실내 공기 순환을 돕는 서큘레이터 판매도 급증했다. 보통 서큘레이터는 에어컨과 함께 사용해 찬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키는 용도로 사용된다. 업계에서는 에어컨과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할 경우 에어컨만 사용할 때보다 약 20%의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파세코(037070)의 절전형 접이식 서큘레이터는 7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8%나 늘었다. 파세코는 산업용으로 쓰였던 서큘레이터를 처음으로 가정용으로 양산한 업체다. 파세코 관계자는 “올해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끌어낸 성과”라면서 “절전 효과와 함께 접이식이라는 편리성에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뙤약볕이 워낙 강해 가장 전통적인 더위 극복 용품인 양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양산은 그간 고령 여성층이 주로 사용한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도 많이 찾는 추세다. 실제 11번가 따르면 7월 1일~8월 7일까지 양산 판매량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롯데백화점 판매량 역시 같은 기간 40% 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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