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2차전지 열풍에 힘입어 에코프로(086520)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 수가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2차전지주인 에코프로비엠(247540)과 POSCO홀딩스(005490)(포스코홀딩스)의 개인주주 수도 함께 급증한 가운데 기존 ‘국민주’인 삼성전자(005930) 주주 수는 14만 명 이상 줄어들었다.
16일 에코프로의 올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이 회사의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 말보다 132.33% 늘어난 25만 4687명이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홀딩스 소액주주 수도 각각 86.36%, 68.77% 증가해 41만 9892명, 52만 8895명으로 불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14만 8388명)보다 27만 명 이상의 주주를 더 확보했다.
2차전지 대장주들과 달리 삼성전자를 보유한 개인투자자 수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주주 수는 지난해 말 581만 3977명에서 14만 5658명(2.50%) 줄어든 566만 8319명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592만 2693명보다는 28만 4374명(4.48%)이 적은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000660)의 상반기 말 소액주주 수도 77만 7692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22.77%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올 초부터 2차전지주가 상승 랠리를 달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등 반도체를 팔고 2차전지로 이동한 영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들어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포스코홀딩스였다. 개인들은 포스코홀딩스만 총 9조 8327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순매수 2~5위도 LG화학(051910)·에코프로·엘앤에프(066970)·SK이노베이션(096770) 등 2차전지 관련주가 석권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포스코홀딩스 순매수 규모와 비슷한 9조 8036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도 총 2조 2746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 거래 행태와 무관하게 올 하반기에는 2차전지보다 반도체가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2차전지 조정 후에 수혜를 보는 종목은 결국 반도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039490) 리서티센터장은 “2차전지는 과도한 투자 쏠림 현상이 사라지면서 조정 과정에 들어섰다”며 “앞으로는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반도체 등을 위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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