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 폭이 사상 최대인 2.0%포인트가 유지되는 가운데 지난달 외국인들의 국내 증권투자 자금이 7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 부진 우려에 환율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8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중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 자금은 17억 달러 순유출됐다. 올해 1월(-3억 4000만 달러) 이후 7개월 만의 순유출 전환이다. 1~8월 누적 증권투자 자금은 168억 5000만 달러 순유입이다.
먼저 주식투자 자금이 9억 1000만 달러 순유출되면서 한 달 만에 다시 유출 전환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판 영향이다. 채권투자 자금은 7억 9000만 달러 순유출로 올해 2월(-5억 2000만 달러) 이후 6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됐다.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만기 도래, 낮은 차익 거래 유인 지속 등으로 채권 자금이 유출됐다는 설명이다.
8월 중 원·달러 환율도 상당 폭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7월 말 1274.6원에서 이달 8일 1333.4원으로 4.4%나 절하됐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경기 연착륙 기대 강화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데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원화가 약세를 나타낸 것이다. 전일 대비 환율 변동률은 0.41%로 7월(0.42%)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스와프레이트(3개월물)는 -1.96%로 7월 말(-2.10%)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양호한 외화 자금 사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 선물환 매입 등으로 상승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상승세가 지속됐다. 미국은 견조한 경제지표, 유가 상승 등에 따른 고금리 기조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이달 8일 4.26%로 7월 말(3.96%)보다 0.30%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독일과 영국도 고물가 지속 우려로 국채금리가 0.11~0.12%포인트 상승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인 증권 자금이 빠져나가면 환율이 오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상저하고를 예상했는데 9월이 되도록 경제가 회복되지 않은 만큼 하반기에도 외국인 자금 흐름이 불안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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