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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순하다? 10명 중 7명은 뼈전이…합병증은 더 무섭다

전립선암 환자 급증세…대장암 제치고 남성암 발생률 3위로

진행 느리나 뼈전이 흔해…진단 1년만에 골절 등 합병증도

뼈전이 진단되면 초기부터 데노수맙 등 약물로 적극 관리해야

9월은 대한비뇨의학회가 지정한 전립선암 인식의 달이다. 유관학회는 전립선암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남성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암과 싸워 이겨내자는 의미에서의 ‘리본’을 합친 ‘블루리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지인들 사이에서 등산 마니아로 통하는 서경제(55·남)씨.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많게는 주 2, 3회 산에 오를 정도로 남다른 체력을 자랑해왔다. 그런데 최근 건강검진에서 전립선 특이항원(PSA·Prostate Specific Antigen) 수치가 높아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듣고 즉시 대학병원을 찾았다. PSA는 전립선 상피세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 분해효소다. 전립선 이외의 조직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아 전립선암 선별에 유용한 종양표지자로 활용된다. PSA 정상 범위는 일반적으로 0~4ng/mL다. 다만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전립선 경색 등에서도 PSA 수치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고 해서 모두 전립선암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당시 서씨의 PSA 수치는 무려 10ng/mL가 넘었다. ‘소변 볼 때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는데’ 초조하게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서씨는 ‘전립선암 4기로 뼈전이까지 진행되었다’는 말에 망연자실했다.

◇ 고령화 추세에 전립선암 급증…남성암 1위 넘본다


전립선암은 한국 남성에게 발생하는 주요 암 가운데 폐암(15.0%)·위암(13.7%)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앙등록본부에 따르면 2020년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남성은 1만6815명으로 대장암(1만6485명)을 제쳤다.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매년 발생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대한비뇨의학회는 9월을 전립선암 인식의 달로 지정하고 전립선암에 대한 올바른 인식 구축 및 조기검진을 확대하기 위해 블루리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나이가 든 것 자체가 전립선암의 가장 큰 위험인자다. 상대적으로 동양적 식사를 많이 하는 일본도 이미 5~6년 전에 전립선암이 남성암 발생률 1위에 올랐다”며 “증가 속도를 고려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전립선암이 남성암 1위를 차지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 진행 느리지만 전이 쉬워…4기 환자 75%는 ‘뼈전이’ 동반


다행히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린 편에 속한다. 2020년 기준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은 95.2%. 다른 암과 마찬가지고 진단이 늦어질수록 예후가 나쁘다. 암세포가 전립선에 국한된 경우 5년 상대 생존율이 102.6%에 달하지만 주위 장기나 림프절, 뼈·폐 등 다른 장기로 퍼진 4기는 45.9%까지 떨어진다. 그나마 전이 단계가 유사한 폐암(11.5%)·위암(6.7%)·간암(3.1%)·췌장암(2.4%)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전립선암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장기 생존하는 전립선암 환자들이 가장 흔히 겪는 고충은 골절을 비롯한 골격계 합병증이다. 전립선암은 폐, 간 등으로 전이가 일어나는 다른 암종과 달리 뼈전이가 흔하다. 전립선암 환자의 3분의 1가량은 진단 당시 원격전이를 보이는데 그 중 65~75%가 뼈전이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립선 주위의 가는 정맥들이 뭉쳐있는 전립선 정맥총이 척추 주위의 정맥총과 교류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 가뜩이나 골밀도 낮은데…뼈전이 있으면 골절 위험 ‘껑충’




전립선암 환자는 대부분 고령자다. 실제 2020년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남성 중 65세 이상이 78.5%(1만3200명)였다. 나이가 들수록 골밀도가 떨어진다. 뼈전이까지 있으면 골절, 척수 압박, 뼈수술 등 골격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마련이다. 뼈전이를 동반한 전립선암 환자는 평균 1년 이내에 골격계 합병증을 경험한다. 합병증 자체만으로도 뼈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자유로운 움직임을 제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데 한 번 약해진 뼈는 작은 충격에도 부러지기 쉽다. 척수 압박이 일어날 경우 하지 마비로 진행돼 영구적인 장애를 일으키거나 환자의 생존까지도 위협할 위험이 있다. 전립선암의 뼈전이가 확인된 즉시 골격계 합병증 예방에 힘써야 할 이유다.

◇ 골다공증약 미리 쓰면 골격계 합병증 예방…치료 서둘러야


국내외 주요 학회는 전립선암의 뼈전이 진단 즉시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한다. 과거에는 졸레드론산 등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골다공증 약물이 주로 쓰였지만 이후 피하주사 제형의 데노수맙이 등장하고 다양한 암종에서 뼈전이 환자의 골격계 합병증 예방 적응증을 획득하며 처방 선호도가 높아졌다.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뼈전이 환자 대상의 3상임상 연구 결과 데노수맙은 졸레드론산보다 첫 번째 골격계 합병증 발생 기간을 3.6개월 지연시켰고 합병증 발생 위험은 1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뼈전이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에서 데노수맙을 유일한 선호요법으로 권고했다. 단순 전립선암·유방암도 뼈전이로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면 데노수맙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 교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은 매우 드물게 턱뼈 괴사가 일어난다. 데노수맙은 반감기가 28일 수준으로 짧아 뼈에 침착되지 않고 가역적으로 반응해 부작용 위험에서 안전한 편”이라며 “건강보험도 적용되므로 뼈전이가 있다면 암치료 뿐 아니라 합병증 예방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뼈전이를 동반한 전립선암에서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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