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펜하이머’의 무대가 바로 우리 UC버클리였죠. 대학과 정부가 손잡으면 혁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켄 싱어 수타르자센터 최고교육책임자)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의 핵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중 버클리시에 있는 UC버클리 교수였다. 미국 정부가 핵폭탄 개발을 UC버클리 소속 교수에 맡긴 이유는 그가 최고의 전문가라는 점 외에도 주 정부 관할인 UC버클리의 경쟁력을 신뢰한 덕분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중에서도 실리콘밸리와 가장 가까운 UC버클리는 학내에서 창업가를 기르며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UC버클리가 공동 운용사로 참여한 벤처캐피털(VC) 스카이덱이 외부 출자를 받는 일반 운용사에 가깝다면 UC버클리 수타르자센터는 이보다 앞 단계에서 UC버클리 학생에게 기업가정신을 가르쳐 창업을 유도하는 창업 보육 센터다.
UC버클리를 졸업한 뒤 정보기술(IT) 기업을 거쳐 수타르자를 이끌고 있는 켄 싱어는 “UC버클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나 울산과학기술원(UNIST)처럼 기업보다는 정부와 협력해왔다”면서 “여기에 실리콘밸리의 개방형 혁신이 맞물려 수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은 스탠퍼드대에서 검색 엔진 기술을 연구하던 대학원생이 학교를 나와 차린 것”이라면서 “폐쇄형 혁신은 한 기업이나 학교 내에서 수용되지 않으면 사라지지만 개방형 혁신은 독립해서 사업을 키우는 문화로 실리콘밸리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기업가정신을 배운 학생들이 개방형 혁신 속에서 창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초기 투자 유치와 멘토를 연결해 준다”면서 “현재까지 2100명의 UC버클리 학생에게 300가지의 창업 관련 수업과 18가지의 프로그램을 지원했고 500곳의 벤처투자자와 사업 파트너를 이어줬다”고 설명했다.
싱어는 한국의 대학은 정부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UC버클리와 환경이 비슷하지만 두 가지 큰 다른 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스타트업에 너무 돈을 뿌려주고 있다”면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은 대부분 구글이나 애플에 속해 있던 직원이 하던 연구가 회사의 방향과 달랐을 때 뛰쳐나와 세운 것인데 한국에서는 삼성이나 LG의 입김이 세 소속 직원들이 독립해 스타트업을 차리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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