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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 ‘골든타임’ 지켜야 아기도 건강하고 행복[한방 원펀치]

초산 늦어져 ‘산후조리’ 더 중요…소홀하면 산후풍 등 후유증

잘 먹고 잘 쉬는 게 우선… 한약으로 ‘어혈’ 풀고, 기혈 보강∙원기 회복

■나효석 한방부인과 전문의

여성의 몸은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상당히 큰 변화를 겪기 때문에 ‘산후조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지투데이




“애 낳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이 완전히 다 바뀐 거 같아요”, “출산 후 1년이 지났는데도 온몸 여기저기가 아직도 아파요”, “출산 후 늘어진 뱃살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해요.”

엄마가 되는 과정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다. 엄마가 되기 전부터 엄마가 된 후까지 녹록치 않은 긴 여정이 이어진다.

배속에 아이를 품고 있는 열 달을 보낸 후 힘겨운 출산의 시간을 마치고 나면, 엄마는 얼굴 곳곳에 실핏줄이 터져 있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다. 뱃살은 흐물흐물하고 팔다리는 퉁퉁 붓고 온몸은 녹초가 되어 꼼짝할 기력조차 없다.

그때가 ‘산후조리’를 위한 ‘골든타임’의 시작이다. 하지만 엄마가 된 후에는 자신보다 ‘아기’를 먼저 챙길 수 밖에 없고, 많은 엄마들이 자신의 지친 몸을 추스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그러나 엄마가 아기를 잘 돌보고 아기가 행복하기 위해선 엄마부터 지친 몸을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후조리’의 가장 기본은 잘 먹고 잘 쉬는 것이다.

미역국과 함께 본인 입맛에 맞는 음식을 잘 챙겨 먹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는 쉬는 게 가장 좋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쉴 시간이 없다는 것이 딜레마다. 소중한 우리 아기가 배 밖으로 나온 순간부터 먹이고, 재우고, 씻기는 ‘육아’가 시작되면서 엄마는 온전히 자기 만의 시간을 갖기 어렵다. 그렇게 어영부영 ‘산후조리의 골든타임’을 보내고 나면, 엄마의 몸은 임신 이전의 상태로 완전히 회복하기가 어렵다.

특히 여성의 출산이 점점 늦어지면서 산모가 받는 육체적 부담이 더 커졌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3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현재 산모의 초산 출산 평균 연령은 32.6세로 조사됐다. 초산 나이가 점점 늦어 지다가 32세를 넘겨버렸다. 안타깝게도 30대의 몸은 20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몸의 회복 능력이 떨어지고 체력도 약해 출산 후에 몸 상태가 회복되는 게 더딜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초산이 늦을수록 산후조리가 더 중요하다.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하면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산후풍’을 대표적 후유증으로 꼽는다.

산후풍은 출산 또는 유산 후에 관절이 아프거나 몸에 찬 기운이 도는 증상을 한의학에서 부르는 말이다. 단어적 의미로는 ‘산후에 바람을 맞는다’는 것으로 관절이 시큰거리고, 근육이 쑤시고, 아프고, 팔다리로 찬바람이 들어오거나 여기저기 저리고 시린 느낌이 든다. 통증에 민감해지지만, 피부 감각은 떨어지고, 온도 적응 능력도 낮아지면서 땀도 많아진다.

산후조리에 실패하면 산후풍 외에도 다양한 후유증으로 통증을 달고 살게 된다. 그래서 여기저기 아프다며 한의원에 내원하는 여성 환자분 중에는 “애 낳은 후부터 아파요”라면서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했어요”라는 말을 덧붙이는 분들이 많다.



분만 후 엄마의 몸이 임신 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회복의 시간을 ‘산욕기(産褥期)’라고 부른다. 보통 6~8주 정도다. 이 기간은 자궁과 그 연관 장기들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회복의 시간이다.

임신 중에는 ‘릴렉신 호르몬’이 나와서 아기를 쉽게 출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호르몬은 관절과 연골, 인대를 부드럽게 이완 시켜 골반이 잘 벌어질 수 있게 한다. 결국 분만과 출산 과정에서 늘어난 인대가 회복되는 시기가 ‘산욕기’이고, 출산 후 대략 4~ 6개월 정도가 걸린다. 그래서 몸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최소한 4개월은 산후조리를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임신 중에 분비되는 ‘릴렉신 호르몬’은 골반이 잘 벌어져 순조롭게 출산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의학을 통해 산후조리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한의학의 산후조리 처방은 출산 과정에서 생긴 어혈(瘀血)을 없애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산모의 몸 상태와 개개인의 증상에 따라 처방이 달라지지만 보통 1~2주 가량 복용한다.

그 다음에는 산후 보약을 통해 기혈(氣血)을 보강하고 몸의 회복을 도모한다. 산후 보약은 산후부종 치료, 산후풍 예방 등 임신과 분만 이전의 건강을 회복하고 산모가 빠르게 일상에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다.

산후조리 한약은 출산 후 일반 식사가 가능한 시점부터 복용하면 된다. 자연 분만을 한 경우에는 출산 당일 혹은 다음날부터, 제왕절개로 출산했다면 출산 3일 후부터 복용이 가능하다.

출산 후 회복을 위한 휴식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누워만 지내면 안 된다.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서 임신으로 늘어난 복부 근육을 빨리 회복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복부 근육은 코어 근육 중 하나로 자세를 유지하고 신체 활동의 안정성을 지켜주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민약 코어 근육을 빨리 회복시키지 못한 채 아기를 안아 주다가 어깨나 허리를 다치기 쉽다. 또 운동 능력도 떨어져 부상도 쉽게 당한다.

산후 기간은 산모에게 신체적, 정서적 변화가 많은 시기다. 신체 관리 못지 않게 정서적 관리도 중요하다. 엄마가 건강하고 체력이 좋아야 아기도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산후조리를 꼭 제대로 하기를 권한다. 아기의 건강을 위해 산모의 건강부터 잘 챙기자.



산후조리, ‘골든타임’ 놓치지 말자 [건강 퍼즐].

산후조리, 어혈 풀고 기혈 보강 [건강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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