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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누비는 '뉴비'…네옴시티·日로 발 넓힌다" [스케일업 리포트]

■ 뉴빌리티

카메라·센서 기반 AI 데이터학습

인파 많고 눈·비에도 장애물 인식

도심 배달서비스부터 순찰까지

선도적 실증 통해 기술장벽 세워

네옴시티 건설현장서 활약 예고

내년 롯데벤처스와 日시장 공략

스마트팩토리 로봇 투입도 검토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사진 제공=뉴빌리티




“뉴빌리티의 자율주행 로봇 기술 수준은 국내 경쟁 기업보다 2년 이상 빠릅니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최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찍이 데이터를 고품질로 가공해 학습해왔기 때문에 기술 장벽을 높이 쌓았다”며 자사의 경쟁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2017년 설립된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이다. 자율주행 로봇 ‘뉴비’를 앞세워 로봇 배송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1년 세상에 나온 뉴비는 최고 속도는 시속 7.2㎞지만 길거리에서는 사람이 천천히 걷는 속도인 시속 3㎞ 수준으로 이동한다.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사람과 장애물을 인식해 정지하거나 우회한다. 최대 20㎏까지 물건을 실어서 나를 수 있다.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뉴비는 올해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인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았고, 작고 친근한 이미지의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디자인 상인 ‘iF 디자인 어워드 2022’에서 수상했다.

뉴빌리티의 자율주행 로봇 ‘뉴비’가 서울 광진구 건국대 캠퍼스를 누비고 있다. 현장요원이 뉴비의 뒤를 따르고 있다. 황동건 기자


카메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AI 고도화 가능


뉴비의 눈은 라이다(Lidar) 센서가 아니라 10개의 고성능 정밀도를 갖춘 카메라와 레이더·초음파 센서다. 라이다 센서보다 원가가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 뉴빌리티는 대신 카메라 기반 측위 기술 및 센서 퓨전, 인공지능(AI) 딥러닝 기반의 객체 인식 및 3차원(3D) 인지 기술, 판단 제어 기술 등을 자체 개발하는 등 기술을 고도화했다. 이를 통해 실시간 도로 상황을 읽고 예측하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인파가 많은 도심이나 눈이나 비가 오는 환경에도 장애물을 인식하고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으로 AI를 훈련시킬 수도 있다. 전기자동차 브랜드인 미국 테슬라도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로봇이 악천후에도 다니기 위해서 라이다에 의존하지 않고 지능을 통해 학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카메라 중심의 로봇은 데이터 기반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뉴빌리티는 로봇 하드웨어도 자체 개발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제공=뉴빌리티


뉴빌리티는 선제적으로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해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2021년 규제 샌드박스(신사업 규제 면제)를 통해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등에서 로봇 배달 실증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도심환경 내에서 데이터를 쌓고 서비스 역량을 키웠다. 지난해에는 삼성웰스토리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골프장 식음료 배달에 로봇을 투입했다. 또 로봇이 국회도서관과 국회의원회관 사이를 왕복하며 국회 내 대출 도서를 배달하고 있다. 올해 3월 SK텔레콤(017670)·SK쉴더스와 손을 잡고 덕성여자대학교에 순찰 로봇을 투입했다. 이 대표는 “복잡한 국내 도로 환경에서 로봇이 주행하며 학습해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자율주행 레벨이 더 높다”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데다 제조 역량도 뛰어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받쳐주는 컴퓨팅 플랫폼 기술은 1년 이상 앞서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뉴빌리티의 자율주행 로봇 '뉴비'가 전방에 사람이 나타나자 속도를 줄이고 있다. 사진=황동건 기자


뉴빌리티는 주문 배달 애플리케이션 '뉴비오더' 등 로봇 배달 서비스 운영을 위한 통합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하며 RaaS(Robotics as a Service·서비스로서의 로봇)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뉴빌리티는 올해 6월 건국대 서울캠퍼스에서 '뉴비오더'를 도입했다. 100일 만에 누적 주문 수 1000건을 돌파했다. 뉴비는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 내 캠핌장을 누비며 캠핑용품도 배달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최근 뉴빌리티가 실시한 이용경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95.0%가 로봇배달 서비스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78.3%가 로봇배달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삼성·카카오·SKT 눈독…빙하기에도 투자 유치




뉴빌리티는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꾸준히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뉴빌리티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296억 원이다. 2019년 3월 퓨처플레이가 초기(시드) 투자했다. 이어 캡스톤파트너스(452300)와 신한캐피탈,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프리A를, IMM인베스트먼트, 신세계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롯데벤처스, 삼성웰스토리, DS앤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포티투닷, SKT-인피니툼 펀드, 캡스톤파트너스, 퓨처플레이, 신한캐피탈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3월 삼성벤처투자는 삼성전자(005930)에서 출자받아 조성한 펀드로 뉴빌리티에 3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단행했다. 이 대표는 “투자사들은 업계에서 로봇의 뇌를 제대로 만드는 기업으로 뉴빌리티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SK쉴더스 직원이 서울 도봉구 덕성여대 캠퍼스에서 뉴빌리티의 자율주행 AI순찰로봇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제공=SK텔레콤


뉴빌리티는 최근 실외 이동 로봇 규제 해소에 맞춰 도심 자율주행 로봇배달 서비스를 빠르게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달 17일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지능형로봇법) 개정안 시행으로 자율주행 로봇이 인도를 통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뉴빌리티의 협력 기업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뉴빌리티는 이달 20일 KT·강남구와 함께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일대 테헤란로에서 로봇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가 '뉴비오더'를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소상공인 등은 '뉴비고' 시스템을 통해 배달을 준비하고 뉴비가 건물 제품을 배달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테헤란로에서 기술력을 과시한다는 목표다. 뉴빌리티는 지난달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의 계열사인 하드웨어 플랫폼 기업 모델솔루션과 로봇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양사는 디자인·하드웨어 개발을 포함한 생산 전 공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모델솔루션과 자율주행 로봇 양산 및 관련 솔루션 개발에 대한 협업 체계를 마련한다. 이 대표는 “규제로 인해 망설이던 의사결정권자들의 생각이 바뀌며 사업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뉴빌리티는 오랫동안 준비해왔기 때문에 앞서 나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외 진출 가속화…물류 시장도 도전


뉴빌리티는 해외 영토도 확장하고 있다.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에 깃발을 꽂았다. 뉴빌리티는 올해 6월 사우디 네옴시티의 미래형 친환경 복합 산업단지 옥사곤과 맥라렌이 공동 주관하는 글로벌 프로그램 '옥사곤 X 맥라렌 액셀러레이터'에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자율주행 배달로봇이 네옴시티 건설 현장을 누빈다. 이 대표는 “국내 로봇 회사로서는 최초로 네옴시티에 간다”며 “현지 법인 설립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시장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일본 시장은 투자사인 롯데벤처스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이 대표는 “롯데홀딩스·롯데시티호텔 등과 일본 리조트 관련 사업화를 논의했다”며 “내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롯데벤처스가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L-캠프에 참여해 일본 CVC 네트워크인 ‘퍼스트 CVC’ 관계자들과 사업 협업을 논의했다.

내년에는 물류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산업계에서 스마트팩토리 운영에 자율이동로봇(AMR)을 도입하려는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내년에 생산할 ‘뉴비2’로 물류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며 “제조기업들의 스마트팩토리에 로봇을 투입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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