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 근로자의 노후 보장을 위해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에 대한 재정 지원을 내년 확대한다. 퇴직연금기금은 심각하게 벌어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과 노후 소득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다.
고용노동부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인 ‘푸른씨앗’이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 예산을 올해 92억원에서 내년 192억원으로 확대한다고 11일 밝혔다.
푸른씨앗은 상시 근로자 30인 이하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작년 9월부터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제도다. 사업주와 근로자가 납입한 부담금으로 공동의 기금을 조성하고 운용해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하는 국내 최초의 공적 기금형 퇴직급여제도다. 현장의 높은 관심 덕분에 제도 시행 약 1년 만에 1만5000여개 사업장에서 약 7만 명이 가입했다.
정부는 푸른씨앗 가입을 촉진하기 위해 사업주에게 근로자 퇴직급여 부담금의 10%를 3년간 지원하고 올해 4월부터 5년간 운영 수수료도 전액 면제한다. 특히 내년부터는 근로자 지원금도 신설해 사업주 지원금과 마찬가지로 부담금의 10%를 3년간 지원한다. 또 올해 월 평균 보수가 242만원(최저임금의 120%) 미만인 근로자에서 내년 월 평균 268만원(최저임금의 130%) 미만인 근로자로 재정 지원 대상도 확대한다. 이런 방식이라면 사업주는 3년간 올해 2178만원보다 늘어난 최대 2412만원(1인당 최대 26만8000원·1개사 최대 30명)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동시에 근로자는 3년간 적립금이 10% 늘어나는 효과를 누린다.
정부는 푸릇씨앗이 공적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약 90%에 달하지만 30인 미만 사업장은 약 24%에 그친다. 대기업과 중소 영세 사업장 근로자 간 임금 격차뿐만 아니라 노후 소득 보장 격차가 너무 심각한 것이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은 기업과 노동자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중소기업 맞춤형 퇴직연금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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