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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소비자 편익' 잊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백주원 금융부 기자





“고객별로 좋은 상품을 추천하려면 다양한 개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표준 API로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최근 플랫폼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표준 API 때문에 서비스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제대로 된 비교·추천 서비스가 나올 수 없다는 토로였다.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보험 업계와 핀테크 업계 간 표준 API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초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업무협약을 맺고 표준 API 명세서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수차례의 표준 API 수정이 반복되면서 내년 1월로 예정된 출시일을 맞출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심지어 지지부진한 논의 속 몇몇 중소 핀테크 업체들은 출시 자체를 포기하기도 했다.

반쪽짜리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는 회의적 시각이 커지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형 핀테크 업체와 중소 보험사들은 개별 API를 허용해 서비스 차별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본 반면 대형 보험사와 중소 핀테크사에서는 플랫폼별로 서비스가 차이 나면 소비자의 혼란만 가중된다는 이유로 정해진 표준 API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PI는 일종의 데이터 규격이다. 표준 API는 여러 보험사에서 제공한 공통 데이터만 플랫폼에 담기기 때문에 보험 상품별 특약을 폭넓게 반영하기 어렵다. 반면 개별 API가 허용되면 플랫폼별로 특약 등 개인별로 달라지는 조건을 추가로 반영할 수 있어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다. 대신 더 많은 개발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소 핀테크사로서는 부담될 수 있다.

문제는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라’는 표준 API가 서비스 자체의 품질을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점이다. 표준 API 이상의 개발 능력이 있어도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한정되다 보니 플랫폼별로 소비자 편익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이유도 없고, 그럴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보험은 생필품 검색하듯이 단순히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더 많은 정보가 알고리즘에 담겨 고도화된 분석 기술과 추천 서비스가 필요하다. 시장에서의 주도권이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몸부림보다 우선시돼야 할 것은 ‘소비자 편익’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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