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강화한 데 이어 희토류 가공 기술 수출까지 금지하며 ‘전략 자원 무기화’ 수위를 끌어 올렸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전날 ‘중국 수출 금지·제한 목록’ 개정판을 발표했다. 이는 2020년 목록을 갱신한 것으로 총 개수는 기존 164개에서 134개 항목으로 줄었지만, 미·중 대립이 첨예화한 하이테크 분야, 그중에서도 중국이 엄격하게 관리 중인 희토류 관련 부문 통제가 강화됐다.
개정판에는 희토류 정련(불순물 제거 등을 통해 순도를 높이는 작업)·가공 기술과 희토류를 사용한 고성능 자석 등의 제조 기술이 추가됐다. 중국은 기존에도 희토류의 추출·분리·합금 재료 생산 기술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었다.
닛케이는 이번 조치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탈(脫) 중국’ 움직임에 대한 견제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이 희토류를 쥐고 ‘자원 무기화’ 수위를 끌어 올리면서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과 함께 별도의 공급망 구축 및 협력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를 추출·정련·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이 큰 탓에 중국 이외의 다수 국가에서는 관련 산업이 발전하지 못했고, 그 사이 중국이 시설과 기술을 축적하며 독보적인 위상을 다져왔다. 미국만 해도 희토류 광산 개발로 중국산 비율을 10년 전 90%에서 지난해 70%까지 낮췄지만, 자국산 희토류도 대부분 중국에 보내 정련한 뒤 재수입해 쓰고 있다. 2022년 기준 중국 희토류 수출입의 가장 큰 상대국은 미국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이 자국 배제의 공급망 구축 움직임에 ‘기술 수출 제한’이라는 카드로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에 목록에 포함된 희토류 사용 고성능 자석의 경우 일본이 주력 생산하는 제품인 데다 미국 역시 이 자석을 탑재하는 첨단 전자 제품을 다수 생산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지난 8월 반도체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에 이어 이달부터는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 수출을 제한하고 나섰다. 이에 더해 ‘광물 자원법’ 수정안을 채택하며 전략 물자를 외교 수단·무기화하겠다는 자세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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