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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해' 글로벌 GDP 42% 흔든다… 이민·난민은 정치적 이슈

■내년 글로벌 경제 ‘C·R·I·S·I·S’에 달렸다

트럼프 재집권땐 이민 강경책 부활

11월 美대선 무역등 경제정책 주목

"포퓰리스트 이기면 '악순환' 우려"


이민자 대응을 둘러싼 논란은 새해에도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국을 중심으로 첨예한 대립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까지 흔드는 이민정책=불법 이민이 사회문제인 미국의 경우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관련 논의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 수는 이달 들어 하루 약 1만 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로 공화당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고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추가 지원 예산안까지 이 사안과 연계돼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다. 이에 맞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 장벽을 짓자’는 구호를 외치며 문제를 적극 쟁점화하고 있다. ‘반이민’을 핵심 정책으로 내건 그는 집권 당시 멕시코와의 접경지에 대규모 장벽을 세운 바 있다.





혼란스러운 상황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에서는 올해 망명 신청자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 건을 웃돌 정도로 중동·아프리카 난민 유입이 폭증하면서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정치적 후폭풍이 거센 실정이다. 프랑스에서는 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가 성년이 되면 프랑스 국적을 자동으로 얻는 ‘속지주의’를 폐지한 개정 이민법이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의지로 이달 19일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에 반발한 각료 일부가 사퇴하는 등 전 국민적 반발을 일으켰다. 영국에서도 리시 수낵 총리 주도로 난민을 아프리카 르완다로 보내 망명 절차를 밟게 하는 대책을 추진하면서 비판이 크다.

◇50개국 선거…외교·무역 전환의 해=내년 50개국에서 치러지는 대선·총선 등 굵직한 선거도 글로벌 정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요인이다. 선거가 열리는 지역은 인구 기준 전 세계의 41%, 국내총생산(GDP)의 42%를 차지하며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는 20억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중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벤트는 단연 11월 미국 대선이다. 2020년 대선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보호무역주의와 추가 관세 등 경제정책 전반에서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유럽과의 협력 축소, 우크라이나 지원 철회 등을 주장하는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취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스라엘·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그동안의 미국이 보여온 외교 스탠스에서의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외에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가 아시아 지정학적 상황과 맞물려 큰 관심을 끈다. 대만 독립 성향의 여당인 민주진보당이 재집권하면 ‘하나의 중국’을 강하게 내세우는 중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며 미중 관계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내년 5월 총선을 치르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3선에 도전한다. 그가 이끄는 인도인민당(BJP)이 이달 초 열린 3개 주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재집권이 유력한 분위기다. 러시아는 내년 3월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5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로, 선거라기보다는 일종의 ‘대관식’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개의 전쟁이 이어지고 선거가 잇따라 치러지면서 세계경제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다이앤 코일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NYT에 “분노한 포퓰리스트들이 승리를 따내면 무역 규제, 외국인 투자 통제, 이민 장벽 등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을 약화시키고 경제적 상처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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