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이 최근 일각에서 비판받고 있는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보유 지분을 현대네트워크에 넘기고 신규 이사진도 선임해 쇄신에 나서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 회장이 지난달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이유로 이사회 의장직 사임 의사를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는 충북 청주시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신규 이사와 감사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임유철 H&Q파트너스 대표와 이기화 다산회계법인 파트너는 각각 기타비상무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신임 이사회 의장은 후속 임시 이사회에서 뽑는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H&Q파트너스는 현대네트워크의 전환사채(CB)와 교환사채(EB) 등에 약 3100억 원을 투자하며 현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 회장이 지난달 밝힌 소유와 이사회 경영을 분리하는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한다는 방침이다. 현 회장의 반대 세력인 쉰들러홀딩스와 행동주의펀드 KCGI운용 등이 주주 환원을 이유로 경영 참여를 시도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현 회장은 모친 김문희 씨로부터 증여받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5.74%(224만 5540주) 전량을 현대네트워크에 장외 매도했다고 밝혔다. 1188억 원 규모다. 거래는 27일 이뤄졌다. 현 회장은 현대네트워크와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을 91%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사들은 현대엘리베이터의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양사 모두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19%, 5.7% 보유하고 있다.
현 회장은 “최근 사회 전반에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한 인식과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 또한 업계 선도 기업으로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라는 핵심 가치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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