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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당국 압박에 연이어 ELS 판매 축소…당국 "현장조사 반영 '고위험상품 개선안' 발표"

은행 "투자 선택 막는 과한 조치"

원금손실 줄일 안전장치 등 거론

시중은행, 닛케이 ELS 중단 등 선제 조치

김주현(왼쪽)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따. 오승현 기자




하나은행이 모든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잠정 중단키로 한 것은 ELS 손실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극단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으로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 등 4개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ELS 만기 손실액은 3121억 원으로 집계됐다. 확정 만기 손실률은 53% 수준으로 원금이 반토막난 상태다. H지수가 현 수준에 머물면 올 상반기 손실액만 5조~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상품은 통상 가입 후 3년 뒤 만기가 됐을 때 H지수가 가입 당시의 70%를 넘으면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지만 70% 밑으로 떨어지면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을 보게 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과 지방정부 부채 등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H지수가 상승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은 계속 ELS를 판매를 이어가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은 꾸준히 ELS 판매를 줄여왔다. NH농협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홍콩H지수를 포함해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닛케이225지수가 포함된 주가연계신탁(ELT)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다만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최근 닛케이225지수를 기초로 하는 상품의 녹인 배리어(손실 발생 구간) 기준과 쿠폰 수익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론과 당국의 압박이 강해지면서 은행권이 ELS 판매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추세"라면서 "금융 시장 상황에 맞춰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아예 은행의 ELS 판매 자체를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손실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데다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ELS 판매사 검사를 마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부터 홍콩H지수 ELS 주요 판매사 12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투자증권)에 대해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진행 중인 ELS 판매사에 대한 검사는 2월 중 완료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며 “검사가 끝나면 좀 더 자세한 내용에 관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2019년 시행된 후 3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금융투자상품을 어떻게 분류하고, 어떤 창구를 통해 판매하면서 소비자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등을 이번 기회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괄적으로 은행의 ELS 판매를 중단할 경우 금융 소비자의 투자 선택 옵션이 너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 안팎에서는 ELS 판매는 허용하되 원금 손실을 현재보다 크게 줄일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전면 중단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라고 전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령층 등에 대한 판매 가이드라인 등을 보완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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