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139130) 회장 선출을 앞두고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주부터 진행될 후보 평가를 담당할 외부 기관이 기존에 DGB금융과 인사 관련 업무에서 협업해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DGB금융과 함께 인사 업무를 해온 만큼 후보들에 대한 평가에서 DGB금융 내부 인사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이번 주에 쇼트리스트(2차 후보군) 선정을 위한 외부 기관 면접에 착수해 이르면 설 연휴 직후 쇼트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
각 후보들은 지난주에 DGB금융 회장추천위원회의 면접을 마쳤다. 후보들은 이번 주부터 다음 주초까지 외부 기관으로부터 행동사건면접(BEI) 등 전문가 면접을 통해 평가를 받는다. DGB금융은 회추위 면접과 외부 기관의 전문가 면접 결과를 토대로 쇼트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회장 선출을 위한 롱리스트 후보는 9명가량으로 파악된다. 황병우 대구은행 행장을 비롯해 DGB금융 내부 인사가 5명, 외부 인사 4명이 포함됐다. 외부 인사는 대부분 5대 시중은행 출신으로 주요 은행의 행장과 계열사 대표까지 지낸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지점은 이번 선임 과정에 새로 도입한 ‘외부 기관 평가’를 맡은 기관의 독립성이 의심된다는 부분이다. DGB금융은 총 2곳의 외부 기관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장 후보 평가를 담당할 외부 기관 중 한 곳은 대형 회계법인이고 다른 한 곳은 인적자원(HR) 전문 컨설팅 업체인 ‘M어소시에이츠’다. 문제는 M어소시에이츠가 DGB금융과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인사 관련 업무를 진행해왔다는 점이다. 실제 이 회사는 매년 DGB금융의 임원 양성 프로그램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회사 홈페이지에도 DGB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 육성 프로그램에 자문을 하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협업을 해오던 기업이 평가를 맡으면 당연히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DGB금융의 임원 교육도 맡았던 기업이라면 아무래도 과거에 안면이 있는 인사에게 유리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우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도 공정성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금융 당국이 금융사 CEO 선정에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한 것과 동떨어지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 DGB금융의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현재 회장이나 행장 등 유리한 지위에 있는 사람의 ‘들러리’ 형태로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DGB금융과 함께 인사 관련 업무를 진행했기 때문에 적어도 내부 출신 후보들의 면면에 대해서는 더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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