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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테크 A to Z] "패알못 3050 남성도 5분 만에 코디 완성"

<2> [패션+AI] 김희수 테일러타운 대표 인터뷰

‘자체 개발’ 알고리즘으로 5분 만에 의류 추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9년부터 스타일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망한 스타일테크 기업을 발굴하고, 기존 업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총 22개의 회사가 이 사업에 선정돼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전문 디자이너 지원 △공유 오피스 입주 △투자 유치를 위한 국내외 데모데이 참여 등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패션, 뷰티, 리빙 등 스타일 분야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신소재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융합해 ‘스타일테크’라는 생소한 분야를 이끌고 있는 유망 기업을 소개한다.

김희수 테일러타운 대표 /사진 제공=테일러타운




“여성들은 러블리, 시크, 페미닌 등 원하는 옷 스타일이 세분화돼 있고, 패션 커머스 플랫폼도 잘 구축돼 있습니다. 반면 남성들은 추구하는 스타일이 단순하기 때문에 다양한 패션 플랫폼 사이에서 원하는 옷을 찾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죠. 심지어 여기저기서 옷을 구경하다가 뭘 사야 할지 몰라 구매를 포기하는 게 일상다반사라고 합니다.”

김희수(사진) 테일러타운 대표는 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성들이 옷을 고르는 걸 어려워한다는 점을 공략해 패션 플랫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2년 설립된 테일러타운은 3050세대 직장인 남성 전용 패션 커머스 플랫폼 ‘댄블’의 운영사다.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체형·사이즈·트렌드 데이터를 분석한 후 소비자의 스타일과 상황에 맞는 아이템을 5분 만에 추천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알아서 골라주세요’라는 기능을 통해 사이즈 선택 화면 자체를 스킵할 수 있고, ‘코디 전체 담기’를 선택하면 댄블에서 추천하는 여러 개의 상품을 한 번에 장바구니에 담을 수도 있다. 여기에 구매한 상품을 기반으로 또다른 상품과 코디를 추천하는 ‘내 옷장’까지 기존 패션 커머스와 차별화된 기능으로 의류 쇼핑을 어려워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대표는 댄블의 핵심 경쟁력으로 ‘간편함’을 꼽았다. 그는 “다른 커머스에서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기 위해 탐색, 상세페이지 열람, 사이즈 선택 버튼 클릭, 사이즈 선택, 장바구니 담기 등을 거쳐야 한다”며 “4개의 제품을 담기 위해서는 최소 20번 이상 터치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댄블에서는 이 20번 이상의 터치를 ‘코디 전체 담기’라는 버튼 하나로 단순화했다”고 자신했다.

테일러타운이 간편함으로 포화된 패션 플랫폼 시장의 ‘틈새’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결과 시장에서도 높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설립 첫해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의 디데이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해 퓨처플레이,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디캠프, 파인드어스로부터 프리A 투자를 받았다.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올 상반기에는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댄블 내부 이미지. 사진 제공=테일러타운




대학생 재학 시절부터 스타트업 창업을 희망한 김 대표는 첫 도전에서 실패를 맛봤다. 비대면 수선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서울 전역의 수선소를 돌아다닌 그는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50곳과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서비스를 고도화하면 할 수록 한계점이 명확해졌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그는 “옷 사이즈 문제를 수선으로 해결하는 사람의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며 “시장 자체가 크지 않고, 수선비에 택배비까지 더하니 단가가 높아지는 등 수익성이 부족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심지어 ‘키 작은 여성 쇼핑몰’ 등 특정 체형의 소비자를 겨냥한 시장이 이미 활성화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사업 전환을 결심한 김 대표는 3050세대 직장인 남성 시장을 선택했다. 그는 “사업 전환을 고민하면서 ‘몸에 맞는 옷을 골라주는 것으로 사이즈 고민을 해결해 주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에 또 실패하면 안되기 때문에 철저한 시장 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렇게 유명 직장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남성과 여성의 고민의 결이 다르다는 점을 포착한 게 댄블 론칭까지 이어졌다고 김대표는 설명했다.

댄블 홈페이지 갈무리


두 번째 도전인 만큼 김 대표는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했다. 이에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진행한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이 사업은 역량있는 스테일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더 나아가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지원으로는 대·중견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위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투자 유치, 해외 진출, 네트워크 형성 등이 있다.

김 대표는 사실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도 두 번의 도전 끝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스타일테크 대표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서비스를 대폭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2022년에 스타일테크 지원 사업에 지원했지만 탈락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도전한 결과 지난해 스타일테크 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는 “멘토와 함께 사업, 디자인에 대한 논의를 나누는 ‘멘토링 지원’이 가장 유용했다”며 “서비스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한 피드백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멘토 덕분에 해외 진출을 도와주는 업체와 미팅도 잡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간편한 옷 쇼핑’라는 서비스 개발 취지에 맞게 테일러타운은 앞으로도 기존 쇼핑 방식에서 남성들이 겪는 어려움을 차례차례 개선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3050세대 직장인 남성이 더 나은 라이프 스타일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더 멋진 남성이 되고 싶을 때, 꾸미고 싶을 때 바로 생각이 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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