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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기인상 인터뷰]김대덕 서울대 약대 교수 "산업화 가능성 높은 약학, 순수 기초연구와 차별화 둬야"

제약업계와 협업해야 '윈윈'

항암제 나노전달 연구의미 커

김대덕 서울대 약대 교수가 약대에서 진행하는 연구는 특히 산업화 가능성이 높다며 산학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 제공=한국연구재단




“약학대학에서 진행하는 연구는 자연과학 분야의 순수 기초연구와는 차별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습니다. 제약 산업계와 공동으로 연구하는 것이 산업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서 윈윈(상생)할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3월상을 받은 김대덕 (61) 서울대 약대 제약학과 교수는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약대에서는 학문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순수 기초연구보다는 제약 업계에서 응용하거나 적용해 사업화할 수 있는 연구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대 약학과 학사, 서울대 약학과 석사, 미국 럿거스대 약제학 박사를 취득한 뒤 워싱턴대 박사후 연구원, 기초의약학 분야 선도연구센터장, 한국약제학회장, 부산대 제약학과 교수를 지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다.



그는 “약대에 입학했을 때 대부분 약국이나 병원에서 근무하는 약사만을 염두에 두는 것이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며 “저는 유용한 약물을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 항상 궁금했다. 그 해법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구자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소개했다. 그가 연구하는 초소형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은 약물의 신장 배출이 가능해 일반 장기로 분포되는 것을 줄이고 암에 대한 표적성을 높이거나 유지할 새로운 전략이라는 평이 나온다. 항암제가 암 조직에 집중되지 못하고 일반 장기에 더 많은 양이 축적돼 심각한 독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기존 나노 전달 시스템으로는 합성 고분자 등 외인성 물질로 이뤄져 크기가 큰 약물이 체내에 오래 잔류한다는 문제가 있다. 암 조직 외에 간이나 비장 같은 정상 조직에도 축적돼 나노 소재 또는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김 교수는 “항암제 나노 전달 시스템의 궁극적인 목표는 종양 조직으로의 항암제 전달 능력을 향상시키고 정상 조직에 대한 항암제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이 연구를 완성해 임상에 적용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전달 시스템은 주사제 등의 의약품 첨가제로 이미 사용 중인 물질인 사이클로덱스트린을 기반으로 만들어 재료에서 오는 독성에 대한 염려로부터 좀 더 자유롭다.

그는 “연구자의 길을 택하면서 젊어서는 경제 문제가 어려웠다”며 “대학 동기들을 볼 때 ‘잘못된 길을 선택한 게 아닌가’ 하고 고민했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경제적인 격차도 많이 줄었다. 좋아서 선택한 일을 하면서 동료들과 즐겁게 살아왔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마음의 문을 조금만 더 열고 새로운 길에 도전할 용기를 갖게 되면 의외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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