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미국 로봇 스타트업에 787억 원 규모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미래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고 있는 배송, 물류 등 상업용 로봇 사업의 역량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 달러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의 지분을 취득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지분투자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관점에서 진행하는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다. 주식매매거래가 종결되면 LG전자는 단일주주 기준 베어로보틱스의 최대지분 보유자가 된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올초 기자간담회에서 상업용 로봇 사업과 관련해 "지분투자나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전 방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7년 설립된 베어로보틱스는 AI 기반 자율주행 실내배송로봇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테크 리드로 근무했던 하정우 대표가 이끌고 있다. 특히 상업용 로봇 소프트웨어의 플랫폼화와 다수의 로봇을 제어하는 군집제어 기술 분야 등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유했다.
LG전자는 상업용 로봇의 패러다임이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중심 로봇(SDR)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다양한 공간에서 수많은 로봇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구조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 로봇의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선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의 표준화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LG전자는 이번 전략적 투자가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로봇 사업의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지난 2017년 인천국제공항 안내로봇 서비스를 시작으로 배송·방역 등 다양한 상업 공간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선보여 왔다. 지난해부터는 미국, 일본, 동남아 국가 등으로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경상북도 구미에 있는 LG 퓨쳐파크에 상업용 로봇 자체 생산시설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베어로보틱스가 보유한 글로벌 연구개발(R&D)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역량을 더하면 로봇 플랫폼 표준화를 주도하고 시장진입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삼수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번 지분투자는 서비스 로봇 시장이 본격 성장기에 접어들 전망인 가운데, 사업의 ‘이기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이어 “중장기 관점에서는 임바디드 AI나 로봇 매니퓰레이션 고도화 등 차별화 기술 영역과 접목해 다양한 기회를 탐색하며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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