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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50대女 전업일자리인데…月180만원도 못받는 ‘이 직업’

서비스노조연맹, 1001명 설문 결과

평균 월급 172만원…70% 기간제

절반 업무 외 일하고도 보상 못 받아

“보람으로 일해”…이타적 노동 '역설'

2월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 노인, 장애인을 돌보는 돌봄노동자가 월 180만 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저임금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위해 전업으로 돌봄노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사회가 이타적 노동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과 공감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19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과 민주일반연맹이 2월 5~14일 돌봄노동 실태 파악을 위해 돌봄노동자 100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97.4%는 여자였다. 연령대로 보면 50대가 58.4%로 가장 많고 60대 이상이 33.1%로 뒤를 이었다. 강은희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장은 “응답자는 모두 전업으로 대부분 생계를 위해 돌봄노동을 하고 있다”며 “고령층이 돌봄노동을 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어려움은 불안정한 고용 형태와 낮은 임금이다. 고용형태를 조사한 결과 72%는 기간이 정해진 기간제였다. 임금 수준은 작년 12월 세전 기준 171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각종 수당을 포함하더라도 시급은 1만3278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9860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저임금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돌봄노동은 근속에 따라 수당이나 임금이 오르는 경우가 드물다. 돌봄노동을 가사일처럼 단순노동 여겨 전문성과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다른 이유는 돌봄노동이 민간서비스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기관끼리 경쟁을 하다보니 수익성은 나빠지고 돌봄노동 임금은 오르지 않는 악순환에 빠졌다.

문제는 돌봄노동이 저임금인데다 제대로 된 보상 체계까지 갖춰지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정해진 업무 외 일을 한응답자는 46.4%였다. 하지만 이들 중 보상을 받았다는 비율은 2.9%에 그쳤다. 대부분 공짜노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배경에는 돌봄노동자의 이타적 직업관이 자리한다. 5개 문항으로 직업 만족도(100점 만점)을 묻자, ‘일에 대한 보람과 긍지’가 53.32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다른 서비스업종에서 보기 어려운 결과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돌봄노동은 콜센터처럼 비대면이 아니라 사람을 직접 만나 상대방을 돕고 유대감을 쌓기 쉽다”며 “이런 마음이 커 업무 외 일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보상을 요구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 연구위원은 “여성경제활동이 활발한 나라는 돌봄노동자 덕분에 내가 일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문화가 형성됐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돌봄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는지 여부는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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