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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서 물건 사니 국제전화 와"…정보유출 불안에 떠는 韓소비자

[무방비 경제안보] <3> '개인정보 사각지대' 中플랫폼

中 언제든 개인정보 수집 가능한데

알테쉬 앱 사용자 1400만명 넘어

국가차원 사이버 보안 위협 우려도

테무 등 韓법인 없어 고객보호 취약

양국 정부 신뢰 구축위한 조치 필요

AFP연합뉴스




“테무 신규 애플리케이션 설치 고객은 15만 원 상당의 쿠폰 세트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앱을 깔고 회원 가입을 한 뒤부터 스팸 메일이 증가했는데 개인정보가 유출된 걸까요?” 최근 인터넷 카페에는 테무 등 중국 직접구매 쇼핑 플랫폼 이용자들의 후기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중국 e커머스의 장점이지만 개인정보 보호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으면서 구매를 망설이거나 상품 구입 후 불안해 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이용 약관을 찾아본 뒤 테무 탈퇴를 결심했다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테무 이용 약관에는 ‘모든 사용자 제출 내용이 기밀이 아니며 독점적이지 않음을 인정하고 이에 동의하며 당사는 이용자에게 제한이나 보상 없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사용자 제출 내용을 자유롭게 공개하거나 양도, 배포 및 기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용자는 리뷰, 사진 등 ‘사용자 제출물’ 전송과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동의한다’는 문구도 찾아볼 수 있다. 한 소비자는 “테무에서 물건을 세 차례 구매한 뒤부터 제품과 관련 없는 국제전화가 자주 와서 해외 전화 수신을 차단한 뒤 탈퇴했다”고 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쉬인 등 중국 e커머스 플랫폼들이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국가정보법 등에 따라 자국 플랫폼이 가진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언제든지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고객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국가 차원의 사이버 보안 위협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최근 들어서야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경색된 한중 관계를 고려할 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낮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경제계를 중심으로 양국 관계 개선 노력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정부 간 소비자 보호 및 신뢰 구축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 ‘개인정보 보호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부터 알리와 테무 등 해외 직구 사업자의 개인정보 수집·처리와 관련해 조사 중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 국외 이전 동의 작업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조사 과정에서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개인정보보호법에 신설된 ‘국외 이전 중지 명령’ 제도 등을 통해 고객의 개인정보 국외 이전을 중지하는 방안 등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업자들이 국외 이전 개인정보 항목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는지와 사용자가 개인정보 수집 절차를 제대로 인지할 수 있도록 했는지 여부 등도 조사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한눈에 개인정보 수집 절차를 알아볼 수 있게 했는지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테무 앱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이용 약관이나 개인정보 정책 안내문을 찾기 어렵다. 앱 하단에 ‘(회원 가입 진행을) 계속하면 이용 약관 및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동의하게 됩니다’라는 안내 문구만 있을 뿐 약관이나 정책 링크를 찾아서 클릭하지 않는 이상 어떤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그나마 알리가 개인정보 관련 동의 항목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해놓고 있다.

정부가 중국 e커머스 플랫폼들의 개인정보 수집·처리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은 1400만 명이 넘는 국내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로 손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와 테무·쉬인 앱 사용자 수는 각각 818만 명, 581만 명, 68만 명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앱 특정 사용자가 타깃이 될 수 있으며 특정 고객의 개인 신상이나 취향 등의 정보가 유출되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플랫폼들의 또 다른 문제점은 대부분 한국 법인이 없다 보니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서면 조사 등 제한적인 방법으로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법인인 알리코리아를 설립한 알리를 제외하면 테무 등은 아직 한국 법인이 없는 상태다. 다만 테무는 지난달부터 한국 법인 등록을 준비 중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13일 개인정보 유출 등 소비자 피해 예방 차원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사업자의 경우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하는 내용 등을 담은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공정위가 이달 초께 알리코리아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소비자 보호 의무 위반 의혹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것처럼 위법행위가 포착되면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통한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 같은 소비자 보호 안전장치와 별도로 국내에서 영업하는 중국 기업들이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을 제대로 준수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2022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한국과 중국 간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임 교수는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를 통해 중국 플랫폼들과의 소통 창구는 일단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한중 정부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신뢰 구축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며 국내 사용자들 역시 약관을 꼼꼼히 읽어보는 등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시장에서 급성장한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 개인정보보호법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주기적으로 여는 방법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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