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평균 114만원' 美서 명품폰 취급…갤럭시, 애플과 격차 좁힌다

북미 ASP 852달러 '사상 최고'

프리미엄 시장 애플과 격차 좁혀

인도 등 신흥시장서도 고급화 전략

AI폰 시장 선점…연내 1억대로 확대

애플 반격…아이폰16에 AI 탑재 전망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1월 17일(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갤럭시 S24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애플의 ‘본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프리미엄(고급형)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건다. 전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북미 사업 성장세에 더해 애플이 아직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사업에서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자국 정부로부터 제재 위기에 놓인 점도 삼성전자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시장조사 업체 IDC의 3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애플의 본진인 북미 시장에서 사상 최대치인 대당 평균 852달러(약 114만 원)의 ASP를 기록했다. ASP가 539달러(약 72만 원)였던 2019년과 비교해 4년 만에 58.1%(313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전체 시장에서의 ASP는 451달러로 109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북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ASP는 압도적이다. 2위인 아시아태평양(452달러), 3위인 유럽(449달러)과 두 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애플의 ASP는 1000달러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 시리즈만 출시하는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A 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도 대거 선보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

외연 확대를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미국에서는 갤럭시 S시리즈 및 Z폴드·Z플립 등 플래그십 모델을 전면에 앞세워 애플의 아이폰과 진검 승부를 펴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최상위의 기술력을 과시하며 이미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뿐더러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로 수익성 강화까지 노린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800달러 이상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2021년 62%포인트나 벌어졌던 애플(77%)과 삼성전자(15%)의 프리미엄 시장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55%포인트(애플 73%, 삼성전자 18%)로 좁혀졌다.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한때 애플이 90% 가깝게 장악했던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크게 약진한 것이라는 평가다.

북미 시장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4 기본형(256GB)의 미국 출시 가격(859달러)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 소비자들이 평균적으로 삼성전자 제품 중 갤럭시 S시리즈급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택한 셈이다.

1월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장의 제품 체험존에서 관람객들이 갤럭시 S24 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북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이미지 개선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 효과까지 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지역별 실적을 보면 북미 시장은 출하량 기준으로 14%에 그쳤지만 매출액 비중으로는 27%로 2배 가까이 높았다.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경기 둔화에 민감한 중저가폰과 달리 프리미엄폰은 경기 침체기에도 비교적 수요가 꾸준하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 S24가 전작 대비 글로벌 판매량에서 10%가량 더 많이 판매되고 있다”며 “향후 AI폰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ASP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개선된 성적표는 삼성전자가 치밀하게 짠 전략의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3년 만에 애플에 연간 기준 스마트폰 판매 1위를 내준 삼성전자는 중저가폰 판매 확대를 통한 선두 탈환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으면서 중간에 끼인 ‘넛 크래커’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AI폰 등으로 신시장을 꾸준히 개척하면서 애플보다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확실히 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흥 시장에서도 중저가폰으로 시장을 개척한 뒤 점차 고급형 제품으로 유도하는 전략을 실행하면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판매 가격은 업계 평균(18%)보다 높은 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올해 12% 증가한 8000억 루피(약 12조 8000억 원) 이상의 인도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가격대별 제품 출하량은 400달러 미만 65%, 프리미엄 제품 20%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고급화 전략 속에 프리미엄 제품 비율을 점진적으로 더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변수는 수세에 놓인 애플의 반격이다. AI폰 경쟁에서 다소 밀린 애플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을 통해 업계 선두의 기술력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최근 유럽연합(EU)은 물론 자국 내에서도 ‘폐쇄적 생태계’ 전략에 제동이 걸린 점도 불안 요소다. 애플은 AI 기술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구글·오픈AI는 물론 중국 바이두와도 협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압도적인 소비자 팬덤을 갖춘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확보한다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극적으로 점유율을 상실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이폰16이 나오면 AI폰 경쟁력에서 다시 삼성전자와의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며 “먼저 제품을 출시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기존 스마트폰과 아이폰에 없는 AI 기능을 지속적으로 내놓아야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늑장 대응과 반독점 소송으로 위기에 처한 애플이 주춤하는 사이 ‘AI폰 골든타임’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연내 1억 대 기기에 AI를 탑재한다’는 목표로 28일부터 ‘갤럭시 S23’을 포함한 구형 스마트폰에 AI 기능 탑재를 시작한다. 이어 7월께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플립6·폴드6’을 출시해 AI폰 수요를 최대한 선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5'(왼쪽)와 '갤럭시Z플립5'. 사진 제공=삼성전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