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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공습 평양 제압→특수부대가 타깃 확보→서해 항모로 복귀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유사시 '김정은 참수작전' 시나리오

B-1B로 평양 일대 스텔스미사일 투하

북한군 방공포대·통신장비 무력화

특전사·美 그린베레 등 지상 침투하면

'고스트라이더' AC-130J가 공중 엄호

한미 특수작전 '티크 나이프' 이례적 공개

北도 金 집무실 주변 보안공사 움직임

한미 특수부대원들이 3월 13일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훈련 중 시설물 확보를 위해 건물에 진입하고 있다. 일명 ‘참수작전부대’로 육군 특전사 13여단 소속 요원들이 적 수뇌부 제거 참수작전 훈련을 펼친 것이다. 사진 제공=국방부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군정권과 군령권을 행사하며 육·해·공군 및 해병대 50만 대군을 이끌고 있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한 방송에 출연해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도발이 계속될 경우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김정은 참수작전(지휘부 제거·납치)’을 한미연합훈련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올 3월 중순 국방부가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한미연합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일명 ‘참수작전’ 부대 훈련으로, 북한이 가장 경계하는 훈련 중 하나로 꼽힌다. 유사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수뇌부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훈련인데 언제든 북한 최고 지휘부를 신속히 제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셈이다.

신 장관은 육군 특전사를 찾아 훈련을 직접 참관하고 특수전 부대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주장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에서 현직 국방부 장관이 8년여 만에 참수작전 부대원을 만나 격려함으로써 북한을 향해 언제든 은밀하게 참수작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연례적으로 실시해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연합훈련이 있다. 한미 특수전 부대가 비정기적으로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와 오산기지, 전북 직도사격장 등에서 진행되는 ‘티크 나이프(Teak Knife)’ 연합훈련이다. 티크 나이프는 특수부대가 공중의 화력 지원을 받으며 적진에 침투하는 특수작전을 숙달하는 훈련이다. 폭격 유도, 인질 구조뿐 아니라 유사시 적의 지휘부를 타격하는 참수작전도 포함된다.

한미 연합특수작전훈련 ‘티크 나이프’에 투입된 특수전 항공기 AC-130J가 정밀유도무기를 투하하고 있다. 사진 제공=합참


특히 티크 나이프 훈련에는 최신예 특수전 항공기인 AC-130J ‘고스트 라이더’가 투입된다는 점에서 북한 수뇌부를 긴장시킨다. 미군이 약 40대를 운용 중인 ‘특수작전 화력 지원기’다. 미국 본토인 플로리다주에 머물렀던 AC-130J는 2022년부터 일본 가데나공군기지에 순환 배치되고 있다. 이 항공기는 미군이 작전 지역 제공권을 완전히 확보하고 적의 지대공미사일 위협까지 제거한 다음 투입하는 전력이다. 임무 특성상 중화기 휴대가 어려운 특수부대에 강력한 공중 화력을 지원하기 위해 C-130 수송기를 개조해 만든 일종의 ‘공중 포대’다.

AC-130J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미 육군의 극찬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일반 전투기나 공격 헬기는 체공 시간이 짧아 단 몇 초간 지상에 폭격을 몇 번 하고 귀환할 수밖에 없지만 AC-130J는 공중에 계속 머물면서 고성능 광학·적외선 조준 시스템을 바탕으로 초정밀 포격을 퍼부어 작전 중인 특수부대의 반경 수 ㎞ 안에 적군은 접근조차 못하도록 강력한 화력을 지원한다.



티크 나이프 훈련에는 폭격기 전력도 대거 투입된다. 미 본토에서 발진한 B-52H 전략폭격기는 물론 B-1B 폭격기도 참여한다. B-52H 전략폭격기는 핵무기 운용 능력이 있는 제20폭격비행대 소속이다.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보다 10배 강력한 핵탄두를 탑재한 사거리 2400㎞의 AGM-86B 공중발사순항미사일, 인공지진으로 북한의 지하 벙커를 붕괴시킬 수 있는 ‘핵 벙커버스터’ B61-12 투발 능력도 갖췄다.

B-1B 폭격기는 핵무기 운용 능력은 없지만 북한이 탐지·요격할 수 없는 합동장거리공대지미사일(JASSM) 계열 순항미사일을 대당 24발 투발하는 것이 가능하다. JASSM 계열은 450㎏의 다목적 관통 탄두와 목표 상공을 선회하며 고출력 극초단파를 방사해 적의 통신·레이더 장비 회로를 태워버리는 특수무기 ‘CHAMP(마이크로웨이브로 컴퓨터를 태우도록 만들어진 미사일)’도 탑재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거지로 알려진 15호 관저. 사진=구글어스 캡처


이 같은 한미연합훈련을 바탕으로 유사시 북한 수뇌부 제거 작전의 시나리오를 예측해볼 수 있다.

우선 연합군은 북한 방공 탐지 구역 밖에서 B-52H 또는 B-1B 폭격기를 동원해 대량의 JASSM-ER, JASSM-XR 미사일을 투발할 것이다. 북한 레이더로는 스텔스 미사일인 JASSM 계열을 탐지할 수 없다. 평양과 남포 일대의 침투 경로에 있는 북한군 레이더와 통신장비, 방공 포대는 미사일 공격으로 무력화된다. 이후 CHAMP를 장착한 JASSM이 평양 상공을 선회하며 극초단파를 방사해 북한군의 주요 통신장비를 먹통으로 만든다. 북한군이 혼란에 빠진 틈을 타 지상 작전부대가 평양으로 침투한다.



특수부대는 어떻게 평양에 잠입할까. 이들은 항공모함 또는 강습상륙함에서 이륙하는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나 ‘치누크’ 헬기, C-130 수송기에 나눠 타고 작전에 투입된다. 수백 명 규모의 특수부대 병력은 노동당사와 김 위원장의 관저가 있는 보통강구역 일대에 침투해 경비 병력을 제압하고 증원부대 투입에 대비해 저지선을 구축한다.

특수부대원을 내려준 오스프리와 특수전 헬기는 먼저 출발한 다른 특수부대와 함께 평양 인근 비행장을 일시 점거한다. 이곳에서 C-130 또는 MC-130 항공기로부터 재급유를 받고 평양 시내에서 작전을 편 특수부대원을 다시 태워 복귀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참수작전 과정에서 한미 특수부대별 역할 분담은 어떻게 될까. 작전 초반 보통강구역 일대 장악은 한국군 특전사와 미군 그린베레가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일명 ‘델타포스’라 하는 미 육군 제1특수부대작전분견대나 네이비실 ‘데브그루’, 한국군 특전사 제13특임여단 등이 체포조를 꾸려 관저에 진입해 타깃을 체포 또는 제거한다. 그사이 미 공군 F-22 전투기, 한국군 F-35 전투기, 미 해군 EA-18G 전자전기는 북한군 항공 전력의 증원을 막으면서 작전 지역의 제공권을 확보한다.

동시에 AC-130J는 공중 화력 지원으로 지상 작전부대를 엄호한다. 평양 외곽에서 보통강구역으로 향하는 적의 증원 부대에 포탄과 미사일을 퍼부어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다. 타깃을 확보한 특수부대는 재급유를 마친 오스프리나 헬기에 다시 탑승한다. 이들이 전투기와 전자전기, AC-130J의 공중 엄호를 받으며 남포 상공을 통해 서해상으로 탈출한 뒤 서해에 있는 항공모함 또는 강습상륙함으로 복귀하면 작전은 완료된다.

2022년 9월 주한미군 특수부대가 공개한 티크 나이프 훈련 모습. 사진 제공=미 육군


참수작전을 실행하고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 자산 확보다. 북한 수뇌부의 위치와 평소 동선을 알아내 타격 시점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휴민트(HUMINT·인적 정보)로 불리는 정보원 확보는 필수적이다. 당이나 군부 등 핵심 지휘부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휴민트 자산이 참수작전을 실행하기 위한 선결 조건인 셈이다.

주한미군이 휴민트 부대를 창설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2017년 5월 주한미군은 501정보여단 예하에 524정보대대를 창설했다. 501정보여단에는 3정보항공탐색분석대대·532정보대대·719정보대대·368정보대대 4개의 예하 대대를 포함해 5번개 대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 상황에서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 제거 임무를 수행하는 곳은 2017년 12월 1일 출범한 특전사의 제13특수임무여단이다. 반면에 평시 제거 작전을 펼치는 특수전 부대도 있다. 특전사가 특수작전부대라면 이곳은 비밀작전부대다.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는데 규모는 대령급 부대 기준 특전사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전시에 제거 작전을 실행하는 특전사와 달리 평시에 제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비밀작전부대가 따로 있다”며 “침투과 교란·폭파·암살·납치·공작 등의 군사작전 및 블랙옵스(Black Ops·흑색작전)에 특화된 부대”라고 했다. 흑색작전은 대외적으로 외교적·국제법상 마찰이 일어나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공식적으로는 인정·인증되지 않는 비밀작전을 말한다.

2023년 8월 한미 양국 특수전사령부 장병들은 강원도 양양군 해상침투전술훈련장에서 ‘UFS/TIGER’의 일환으로 침투 작전 훈련을 실시했다. 연합뉴스


한미 군 당국의 연례적인 참수작전 때문인지 2022년 8월에 김 위원장의 집무실, 일명 ‘15호 관저’ 주변의 보안 공사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고급 건물을 새로 짓거나 지하망을 확충하는 공사 등으로 전해졌다. 15호 관저로 통하는 서성거리에서 북쪽으로 243m 정도 떨어진 보안 단지 앞 지하 시설 입구 도로에서 대형 차량들이 빈번히 이동한 흔적이 감지됐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가 상업위성 사진(구글어스)을 분석한 관련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스팀슨센터의 마이클 매든 객원연구원은 “대규모 굴착 작업이나 파쇄된 콘크리트 철거와 관련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하망 확장이나 개선을 위한 것으로 참수작전을 우려해 지은 건물들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미 특수부대가 기습할 경우 김 위원장이 어디에 있는지 혼선을 주기 위한 용도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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