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이중섭이 시인 구상에게 준 ‘시인 구상의 가족’이 70년 만에 처음으로 경매에 출품된다.
케이옥션은 24일 148억 원 어치의 작품이 출품되는 4월 경매가 열린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경매에는 국내외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두루 출품된다.
이번 경매 도록의 표지를 차지한 이중섭의 ‘시인 구상의 가족’은 이중섭이 시인 구상에게 선물한 이후 최초로 경매로 출품된다. 이중섭은 1955년 서울의 미도파화랑과 대구 미국공포원에서 개인전을 열며, 전시 성공을 통해 헤어진 가족과 만나기를 꿈꿨다. 하지만 전시는 외적으로 크게 성공했으나 작품 판매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가족을 만나러 가겠다는 꿈은 좌초됐다.
이중섭은 당시 머물고 있던 오랜 친구인 구상의 집에서 구상이 아들과 노는 모습과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 ‘시인 구상의 가족’을 제작했다. 그림 속 화면 우측에 덩그러니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이중섭이다. 특히 이중섭은 그림 속에 구상의 가족을 등지고 돌아선 여자 아이를 그려 넣었는데 이 아이는 구상의 집에서 의붓자식처럼 잠시 머물던 소설가 최태응의 딸이다. 이처럼 이중섭의 복잡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긴 이 작품은 14억 원에 경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앙리마티스의 아티스트북 ‘재즈’도 국내 경매에 처음 출품된다. ‘재즈’는 20점의 판화와 작가의 글을 모은 책이다. 작가는 노년기 건강 악화로 대형 판화나 유화 작업을 할 수 없게 돼 침대 위에서 20점의 작업을 완성하고 이를 판화로 제작했다. ‘재즈'는 당시 만든 작품의 모음집으로 9억5000만~12억 원 추정가로 새 주인을 찾는다. 살보의 작품 ‘Novembre’도 새 주인을 찾는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시골 풍경을 주제로 작업한 살보의 후기 대표 도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고풍스러운 풍경을 목가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김환기가 작고를 1년 앞두고 1973년에 제작한 ‘22-X-73 #325’는 35억 원에, ‘산’은 20억 원에 경매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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