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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문 두드릴 아워홈, 분쟁 리스크 극복할까 [시그널]

2022년 매각 추진 때도 경영권 갈등에 손사래

58% 지분으로는 주총 특별결의 요건 안돼

세 자매 의결권 공동 행사 협약도 갈등 불씨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연합뉴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가 아워홈 이사회를 차지하면서 본격적으로 매각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경영권 분쟁 리스크를 안고 있는 기업 인수에 부담을 갖고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022년 구미현씨와 아워홈 지분 동반 매각(57.84%)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거의 모든 PEF 문을 두드렸지만 분쟁 리스크로 인해 다들 투자심의위원회 안건으로도 올리지 못한 채 투자를 주저했다”고 말했다. 당시 기업가치를 2조 원으로 내걸면서 두 사람의 지분 거래가는 1조원 수준으로 거론됐는데, 최근 아워홈 실적 상승 효과로 가치는 더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아워홈의 지분 구조를 보면 창업자 고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 전 부회장 38.56%, 장녀인 구미현씨 19.28%, 차녀 구명진씨 19.6%,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 20.67% 등 범LG가 3세 네 자매가 사실상 모든 지분을 갖고 있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가 이사회를 장악했지만, 지분 구조는 그대로여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PEF가 두 사람의 지분을 사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2대 주주로 있을 구지은 부회장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명진씨 지분까지 확보하지 못한다면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정관변경·합병, 이사의 해임 등을 추진하기 위한 특별결의 요건(의결권의 3분의2 이상)을 충족시킬 수 없다.



또 이번에 전업주부인 구미현씨가 대표이사에 오를 예정인데, 지금껏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어 리스크가 크다. 특히 구미현·명진·지은 세 자매는 2021년 구 전 부회장을 퇴출할 때 주총에서 의결권을 함께 행사하자는 내용의 협약을 맺어 향후 분쟁의 불씨가 될 공산이 높다. 앞서 매각이 무산됐던 요인 중에 하나도 이 합의서의 존재였다. 만약 구지은 부회장이 구미현씨에게 계약 위반 소송을 걸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매각 작업 진행이 힘들 수 밖에 없다.

지난 임시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 본인의 비상무이사 선임과 구 전 부회장의 측근인 황광일 전 중국남경법인장 사내이사 선임 건이 부결된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분 매각에 방점을 둔 구미현씨와는 달리 경영권 확보에 더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진 구 전 부회장 측의 이사회 진입은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편 아워홈은 지난 2000년 LG유통 식품서비스부문을 분리 독립해 만든 식자재 유통·단체급식 기업으로 국내 급식업체 중 2위이다. 구지은 부회장이 푸드테크와 글로벌 사업에서 경영 능력을 발휘하면서 지난해 매출은 1조9835억 원으로 전년대비 8%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76% 증가한 943억 원이다.

지난 2017년 이후 오너가 남매간 갈등이 7년째 이어져왔으며 구미현씨의 스탠스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는 구 전 부회장의 장남 구재모씨, 구미현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열씨 등 3명이 새 사내이사에 선임됐고, 구지은 부회장은 3일부로 이사회에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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