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절반 가량이 높은 이자 비용으로 인해 영업이익조차 내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상의)는 국내 기업 400개 사를 대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업 전망과 대응'을 조사한 결과, 고금리 기간 경험한 기업경영 애로와 관련해 '이자 비용으로 인한 재무 상태 악화'를 겪었다는 기업이 31.3%로 가장 많았다고 10일 밝혔다. '신규자금 조달 어려움'을 꼽은 기업이 27.8%로 그 뒤를 이었으며 '비용 절감을 위한 비상경영체제 도입'(16.5%), '설비투자, 연구개발 지연·중단'(10.5%) 등의 순이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부터 19개월째 3.5%다.
특히 대외적인 경영 여건까지 어려워 이자 비용을 내면 손익분기를 간신히 달성하거나 적자 상태인 기업도 절반에 육박했다.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에 대해 응답 기업의 55.2%는 '이자 비용보다 영업이익이 커 흑자'를 예상했지만 30.2%는 '영업이익과 이자 비용이 비슷한 수준', '적자'라고 답한 기업도 14.6%에 달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의 기업 대출 연체율은 0.48%로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대기업, 중견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영업이익보다 이자 비용이 크거나 영업 적자인 기업의 비중이 중소기업은 24.2%로 대기업(9.1%), 중견기업(8.7%)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기업 10곳 중 4곳은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금리 인하가 '1회 있을 것'으로 본 기업은 47%였으며, '없을 것'이라고 본 기업도 40%에 달했다. '두 번 이상 인하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2.8%에 불과했다.
김현수 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대내외 환경의 영향으로 기업의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낮아질 시 재무 상황 개선과 함께 투자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낮은 금리가 기업 투자의 충분조건은 아닌 만큼 첨단산업에 대한 직접 보조금 등과 같은 정책을 병행해 기업이 적극적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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