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011170)이 올 2분기 영업실적에서 '어닝 쇼크'를 내며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8일 2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1112억 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691억 원) 대비 60% 손실이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은 5조 2480억 원으로 지난해(5조774억 원)보다 3.4% 늘었다. 증권사들은 매출 5조3457억 원, 영업손실 481억 원을 예상했으나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다만 직전 분기보다는 매출과 영업손실이 각각 3.2%, 17.8% 개선됐다.
부진한 실적은 기초화학 부문에서 비롯됐다. 기초화학은 매출액 3조6069억 원, 영업손실 1392억 원이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간이 보수 등 기회손실 비용이 발생했고 재고 평가손실도 증가해 수익성이 소폭 하락했다"며 "향후 신증설 물량 감소로 점진적인 수급 개선이 예상되나 수요회복 지연 및 운임비 상승으로 수익성은 보합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액 1조1344억 원, 영업이익 757억 원을 기록했다. 전방산업 수요 증가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 확대와 환율 상승 효과를 봤다.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영업이익을 냈다. 롯데정밀화학은 매출액 4221억 원, 영업이익 171억 원으로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개선됐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염소계 제품과 그린소재 산업용 제품 증설에 따라 판매가 증대했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동박을 생산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매출액 2627억 원에 영업이익 30억 원을 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객사 다변화와 북미향 전략고객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글로벌 고객사 확대, ESS(에너지저장장치)∙하이브리드용 어플리케이션 다변화,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용 동박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롯데케미칼은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석유화학 업황 및 실적 부진에 대응해 설비투자(CAPEX·캐펙스) 규모를 올해 3조 원에서 내년 1조7000억원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운전자본 유동화 및 공장 운영 효율화 프로젝트 등을 통해 올해 4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했다. 성낙선 재무혁신본부장(CFO)은 "확실한 시장 상황 및 전방산업 수요에 연계해 기존 투자 계획을 순연하고 전략적 중요도가 낮거나 전략 방향과 맞지 않는 항목은 축소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기초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을 현 60%에서 30% 이하로 줄이는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는 기초화학 대신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등 신사업을 육성시켜 2030년까지 기업가치 5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롯데 케미칼 관계자는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의 5개 전략사업단위의 속도감 있는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진행 중”이라며 “매입채무 유동화 및 운전자본 개선 등으로 재무 건전성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